냉정하게 들리시겠지만, 이렇게까지 사시는 게 기적 같은 일이네요.
쉽지 않은 일이에요.
"수술 후에 설사가 잦을 거라 하셨었는데, 그런 증상 없이 잘 살았거든요. 최근 들어 설사가 잦아요."
"가끔.... 음식을 먹을 때 삼킨 음식이 위로 내려가지 못하고 가슴 쪽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 들어요. 압력이 맞지 않아서 내려가지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물도 안 내려가고, 그 증상이 며칠을 갈 때도 있어요."
수술로 인해 감당해야 할 일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가슴에 못 박히며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갑갑함이 밀려왔다. 정상인인 척, 그렇게 일상을 지내다가 병원에서 이런 현타를 받고 오는 날이면 덮어두었던 내 삶에 대한 무게와 그 답답함이 며칠을 억누른다. 혹여나 짐이 될까, 가족에게도 토로하지 못하는 이 무게는 오롯이 혼자 견뎌내고 감당해야 될 짐인 듯하다.
내가 바라는 건 기적이 아닌.... 기적이 필요 없는 삶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