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교(좀 더 구체화시키지는 않겠...) 내에 입점 예정인 카페 가맹점주를 찾는다는 글에 눈이 번쩍 뜨였다.
지금 운영 중인 카페를 오픈하기 전이었다.
혼자 하던 카페를 정리하고, 언니와 함께 시작할 카페 창업 및 매물 정보를 찾아 헤매던 때였다.
안정적인 매출이 확보된 곳을 찾고 싶어서 학교, 오피스 건물, 병원 등등에 입점될 수 있는 정보들에 초점을 맞췄다.
부랴부랴 컨설팅업체, 프랜차이즈 대표, 우리 가족의 미팅이 잡혔다.
입점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대학교 내의 매물 장소 앞에서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간단한 프랜차이즈 소개를 듣고 카페가 세팅될 예정인 텅 빈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 위치 세팅을 해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포스를 마련할 예정이고,
저기는 베이커리가 진열되면 좋을 거 같은데 어떠세요?
이곳에 테이블을 몇 개 정도 두고,
가벽을 허물어서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고....."
카페 오픈에 대한 청사진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염려에 대해 안심시켜 주는 답변을 해왔고
매출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도 개런티를 해주겠다, 매출 지원을 해주겠다 등등의 보증을 했고
이 비용도 면제해 주겠다, 저 비용도 면제해 주겠다며 우리를 영업해 왔다.
(훗날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자금난에 허덕이던 프랜차이즈 대표의 한시라도 빨리 계약을 성사시켜 돈을 마련하기 위한 조바심이었음을, 돈을 날리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계약자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서요, 계약금이라도 먼저 넣으시는 게....
모든 중개업자들이 그러하듯이 계약금 입금을 재촉하였고, '그 유명한 대학교에 입점하는 것이니 그럴 거야...' 하며 우리는 묘하게 설득되었다.
언니와 형부, 나와 남편이 둘러앉아 나름의 가족회의를 거친 후 "하자~!!"라는 결론을 내고 늦은 시간 계약금 일부를 입금했다. 그 후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카페 본점에서 마주 앉아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마는데.....
프랜차이즈 계약 이외에 임대차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다.
근처 다른 카페가 입점 방해를 한다,
임대차 계약하는 애들이 바쁘다 등등의 변명으로 일관하던 중
기다리다 못해 최종 시일을 통보했는데.....
뒤늦게서야 인터넷 검색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사는 자금난에 허덕이며 이미 여러 소송에 휘말리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계약을 진행했던 본사 직영의 카페 뿐만 아니라, 등기부로 확인되는 직영 매장을 모두 찾아갔지만 임대료 연체로 인해 모두 폐업 상태였다. '맙소사....' 알만한 직장 다니는 사람들 넷이 머리를 맞댔으면서도 왜 이런 검색 한번 해 볼 생각하지 않고 그 계약을 했을까 하는 후회가 됐을 때는 이미 늦었을 때였다.
변호사 지인을 통한 상담, 소송을 진행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형사분에게까지 물어봤지만
"크게 한번 배웠다 하고 잊으세요. 계약금까지만 날리고 끝난 게 다행이에요." 하는 뼈 때리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
프랜차이즈 대표는 계약금을 받고 잠적했다.(라고 썼지만 '튀었다.'라고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