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카페에 미치는 영향
오늘도 임대료 벌러 출근합니다.
코로나 19라고 명명된 알 수 없는 바이러스의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거리가 한산해졌고, 버스를 타도 한산했으며, 병원이 한산해졌다. 병원 환자가 줄어드니 카페 손님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다.
카페가 입점해 있는 병원은 입출입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그 무지의 바이러스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의 발길은 뜸해졌다. 입원환자도, 외래환자도, 면회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카페 매출도 뚝! 떨어졌다.
방역으로 모두가 예민한 시국 인터라 병원 직원들마저 카페 이용이 뜸해졌다. 손님이 없으니 언니와 둘이 멀뚱멀뚱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우리는 교대로 일찍 퇴근했던 시간을 좀 더 앞당겼다.
불가항력적인 것에는 체념이 빠른지라,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고 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일요일에도 카페 문을 닫기로 했다.
2월은 그래도 체감이 크지 않았다.
매출이 감소하긴 했으나 임대료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고, 언론이나 사회분위기도 지금처럼 얼어붙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코로나 사태가 이리 길어지리란 생각을 못하고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 하는 생각을 해서 큰 고민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카페 입점 장소가 병원이었던 만큼 방문객 제한 시작과 동시에 일요일 휴점을 시작하였다.
365일 오픈 계약으로 심신이 지쳐있던 찰나였기에 흔쾌히 문을 닫았다. 모처럼 주말을 오롯이 쉴 수 있었던 게 얼마만이었던지......
3월이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각해졌고, 너 나 할 것 없이 두문불출하기 시작했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병원 로비에 적막감이 흘렀고 몇 안 되는 외부 단골들마저 입출입 통제에 막혀 못 오기 시작했다. 외래, 입원, 병문안 뭐 하나 구분할 것 없이 사람이 없었다. 난리통에 직원들 마저도 이용이 줄어들었고 카페에 덩그러니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 되었다.
손님이 줄어들면서 매일 준비하는 샌드위치를 줄여나갔는데, 그마저도 팔리지 않아 우리가 먹어치우기 일쑤였다. 매일 아침마다 일찍 나와서 직접 준비하던 샌드위치도 쉬기로 했다.
가장 큰 고민은 임대료였다. 돈을 벌러 카페 출근하는 것이 아닌, 임대료 벌자고 출근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이 모양으로 매출이 계속되었을 때를 가정하여 하루하루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임대료를 벌고, 재료비를 벌고 나면 거의 한 달이 끝나는 계산이 나왔다.
언론에서, 주변에서 임대료 조차도 벌지 못해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의 위안을 삼았다.(인생 하향평준화로 위안 삼지 말랬건만....)
우린 임대료는 번단 말이지~!!
주문 없는 카페에 남겨진 언니와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동물원 원숭이가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안타까워하는 눈빛을 받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속없는 척 웃으며 지내고 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그렇겠지만 지금 상황에 임대료만 아니라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남는 장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출근을 하는 목적이 임대료를 벌기 위해서라는 현실에 기운 빠지는 날들이지만 그렇다고 문을 닫을 수 도 없는 "을"의 위치라는 게 서글픈 현실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입점건물주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며 가맹점들을 염려하고 있다는 공지를 수시로 올려 염려 액션을 취하고 있지만, 정작 본사에서 할 수 있는 지원책에 대해서는 한마디가 없다. 예를 들어, 가맹비 감면이라던가 재료비 일부 지원 이라던가 본사에서 가맹점주에게 지원할 수 있는 현안들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습니다."라는 답변뿐이다.
모두가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상대측에 협조를 구하는 상황에서도 정작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지원책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서 있는 느낌이 씁쓸하고 더욱 기운 빠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