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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마누 Nov 22. 2023

단순하게 생각하기

오늘 참 예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너 오늘 옷  예쁘다"라고 말했다. 친구는 방송국작가다. 부업으로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한 적이 있다. 친구는 옷 입는 감각이 뛰어났다. 그 친구를 만나면 부터 보였다. 전업주부인 나는 상상도 못 할 비싼 옷을 잘 차려입는다. 애들이 같은 초등학교에 다닌다. 하교 시간에 나는 패딩에 골덴바지를 입고 간다. 그것도 집에서 입던 옷을 갈아입은거다. 친구는 늘 일하다 왔다고 말한다. 원피스와 코트를 즐겨입는다. 요즘은 숄을 자주 두른다.


어쩔 수 없이 나도 예전에는.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니트와 숄 무진장 좋아한다. 잠바는 내 돈 주고 사본적이 없었다. 지금은 가볍고 편한 옷만 찾게 된다


가방도 그렇다. 작년에 지인이 만들어 준 손가만 주구장창 들고있다. 책한권과 수첩이 들어가면 딱 알맞은 크기다.


오늘은 남편의 위임장을 갖고 회의에 참석했다. 제주도 양어장사장들이 다 모이는 자리다. 얼마 전에 산 트위쟈켓을 꺼내입었다.  이번주 토욜 사촌동생결혼식에 가려고 급하게 산 옷이었다. 옷에 어울리는 건 부츠나 구두였지만 나이키운동화를 신었다. 회의가 끝나면 도서관봉사를 가야 한다.


스노우앱없으면 사진을 못 찍는다.ㅋ



친구가 내 옷을 보고 예쁘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새 옷을 알아봐줘서 기뻤다. 나이를 먹어도 예쁘다는 소리는 질리지 않는다.


나도 알고 있다. 사진어플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얼굴과 뭘 입어도 태가 나지 는 비루한 몸을 제일 잘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너무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다.


모르는 사람이 칭찬하면 의심이 들지만, 뻔히 아는 친구가 툭 던지면 기분이 좋다. 오늘은 나도 누군가에게 칭찬 한 바가지를 던져주고 싶다. 정신못차리게 허우적대게 해 주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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