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다리는 기적

by 레마누

토요일 새벽 5시 18분.

제주공항 6번 게이트앞.

비행기는 6시 5분에 출발한다

기념품을 양손에 든 사람들이

잠꼬대같은 말을 하며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비행기만 보면 좋아서 손을 흔들었다

비행기타고 가는 게 좋아서 뭔일없나 두리번거렸다

발이 둥둥 뜨면

바다를 건너갈 수 있을텐데.

일에 맞춰살며 잘 살고 있다고

다들 이렇게 산다고 위로하며 다독였다

그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었다

드러나고 알아차리고 알게 될 것들에 겁먹었다

고통은 억지애씀에 대한 계산서였다.

토요일 새벽 5시 26분.

게이트문이 열리고 비행기를 탄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않은건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나로 살기로 한 그 순간부터

기적같은 일들의 연속이다.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오늘도 나는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든다.

보롬왓에서 만난 팅커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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