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방

일하는 공간에 대하여

by 강경아

알고 있었다, 집에서는 일이 잘 안 될 거라는 걸.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언제나 티브이 리모컨이 있었고 바로 방에는 푹신한 이불이 깔려있는 매트가 있었다. 얼마나 간단한가 티브이를 보다가 자연스레 이불에 파고드는 장면 전환이.....


그리해서 일을 관둔 10월에는 집 근처 카페에 갔었다. 한두 시간은 집중을 잘하는 듯했으나 너무 익숙한 공간이라 장시간 집중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공유 오피스 정보를 수집해보았다. 일단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공유 오피스 같은 경우는 노트북 가져갈 시 월 35,000원 PC 자리인 경우 월 45,000의 비용이 들었다. 내 경우에는 블로그, 브런치 등에 일정 기고를 하고 내 일에 대한 일정한 플랫폼이 완성될 때까지의 시간만 필요했기에 최소 2~3개월만 쓰고 싶었다. 답변은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곳으로 최소 1년 이상 사용자를 받고 있었다.


흠... 민간 공유 오피스를 알아보니 한 달 이용료가 30만 원에서 40만 원 내외였다. 아직 벌이가 알량한 탓에 이 방법 또한 쓰지 않기로 했다. 따지고 보면 일하는 날은 주 4회 정도 하루는 수업을 위한 준비 이날도 1~2시간만 집중하면 금방 끝나고, 줌 수업이 있는 날은 3시간이다. 나머지 날은 글 쓰거나 자료 정리, 디자인(최근 로고 디지인을 해봤다), 집필(전자책 진행 중).


해보니 회사생활을 하는 회사원처럼 9~6시까지 일하는 루틴은 아니었다. 그래서 결론은 짧게 짧게 끊어서 일을 한다면 굳이 지금 상황에서 비싼 공유 오피스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직 나한테 많은 일거리가 생긴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채널예스에서 이 글을 발견하였다. 부엌에서 혹은 냉장고 옆에서 글을 쓴다고 하는 장강명 작가

이 글 외에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있으니 이 칼럼을 보면 좋을 듯하다. 장강명 작가는 이렇듯 집에서 글을 쓰다 레지던시에 들어가서 글을 썼다고 한다. 그때의 경험이 좋아 타 지역의 레지던시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장강명 칼럼들

대강 보니 레지던시는 국내 등단작가만 이용 가능한 곳인가 보다, 휴 그렇구나

다시 돌아와서 집필실, 작업실의 개념은 일상과 고립되어, 일상에서의 고민거리에서 생활의 때를 벗어나 온전히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일 것이다. 아까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것도 돈이 필요하니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돈의 상관관계는 현재에까지 적용되는 말일 테다.


지난주 디자인 공부하던 모습


대면 수업 5강을 지나 나머지 7강을 비대면 줌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난주에 그 첫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 화면 공유 버튼을 못 찾아 버벅거렸는데 곧 익숙해져 잘 진행해 나갔다. 끝나고 나서 거실에 나가니 이렇게 줌 수업을 하는 것이 신기하고 왔다 갔다(비대면일 때는 이동에 4시간 가까이 썼다) 시간 절약하고 장점이 많은 방식임을 새삼 알았다.


퇴사 한 달 전부터 여러 가지 내 일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찾고 내 일에 접목시켰다. 사실 모든 인프라는 인터넷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이고 내 일에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쏙쏙 뽑아 나의 일에 가져다 쓰면 되는 것이다.


거실 테이블, 식탁 테이블, 현재는 내 책상으로 디지털 유목 중이다. 사진은 지난주 디자인 수업을 인강 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내 방 바로 뒤가 부엌과 연결된 다용도실이다. 저렇게 창문을 열어 놓으면 온갖 잡다한 것이 눈에 뜨인다. 아직도 생활과 분리된 일에 집중만 할 수 있는 그래서 효율이 뿜뿜 뿜어 나는 그런 작업실을 꿈꾸지만 아직 형편과 돈이 그만큼 뒷받침이 되지 않으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조용한 시간대에 식구들 없는 시간을 찾아서 이렇게 브런치 글도 쓰고 좋은 정보도 나누려고 한다. 사실 어제(정해진 발행일은 월요일) 글을 발행하고 싶었지만 어제는 외부에 볼 일이 있었다. 이따가도 또 나가야 하고.


모르겠다. 사실 프리랜서와 백수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 무언가 수익을 창출하려고 강의 동영상을 만들거나, 책을 내거나 하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은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기획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남들이 보거나 식구들이 보고나 할 때는 '재 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정말 많은 정보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돈을 많이 버는 법', '1인 전문가가 되는 법' 인지 헷갈리며 어디의 정보는 쫓아가야 할까에서부터 생각이 많아지고 헝클어졌다. 지금은 1인 전문 프리랜서가 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래서 남들이 어떤 파이를 가지고 얼마큼 성장했는지를 신경을 안 쓰고 나의 일 내 계획에만 신경 쓰기로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만의 방을 꼭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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