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경아 Aug 29. 2022

들숨 날숨처럼 자연스러운 휴식이 되어야

여름안에서 배운 교훈

“으샤! 아샤!”

래프팅 조교의 구령에 따라 10명은 노를 힘차게 저었다. 이윽고 우리를 태운 고무보트는 세 번째 급류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꺅~~아악! 돌고래 음파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우와 와와!~~ 다른 사람들도 물살을 맞아가며 청량한 여름 한가운데에 들어서고 있었다.    





내가 정하는 이번 여름의 키워드는 여름독감, 뜨거운 물, 선풍기, 에어컨 그리고 ‘쉬면서 일해야겠다는 마음’이다. 봄부터 얼마 전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강의를 맡아 15여명의 수강생을 3개월 동안 지도했고 6~7월은 부업으로 마스크 배송 업무와 수작업 일을 다니고 있었다. 동시에 강의동영상을 만들어 2개의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고 홈페이지 구축을 위해 시간을 쫓기며 일을 하고 있었다. 부업 일 빼고는 ‘지금’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미래’에 중점을 두고 살아가고 있었다.


     

돌아보면 한 여름 가장 체력 딸리는 시기에 풀가동하여 일을 했다. 몸에 이상이 생긴 시점이 6월 중순, 집에서는 에어컨은 적게 틀고 오후에 일터에 나가면 온도차가 심했다. 어느 날부터 춥고 잔기침이 점점 늘어갔다. 그도 그럴 듯이 집과의 온도차도 그랬지만 일터는 지하에다 수작업 때문에 먼지가 많은 곳이었다. 그 달을 줄곧 기침을 달고 살다가 7월에 사단이 났다.    

  

터져 나오는 기침을 참다가 얼굴이 터질 거 같고 한 번 기침이 길게 이어지면 등을 들썩이느라 담이 올 지경이었다. 그제야 병원에 진료하고 약을 조제해서 먹었다. 늦게 가서 그런지 잘 낫지 않았다. 그즈음 체감 온도 39도 이상 올라가서 식구들이 자는 마루를 오가며 수건에 찬물을 적셔 몸을 식히기도 하였다. 신속항원 2번, 감기 주사 2번 끝에 의사가 내린 결론은 바로 ‘과로’였다.  

    

일이 하나 끝나면 쉰다고 쉬었지만 충분히 쉬지 않은 탓에 몸에 과부하가 걸린 거였다. 몰아서 쉬는 것이 휴식이 아니라 들숨 날숨처럼 자연스러운 휴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는 쉼이 홍삼스틱처럼 꼭 필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제야 나는 일을 줄이고 쉬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놓고 놀기 시작했다. 래프팅도 그래서 간 거 다. 날은 덥고 습한데 그 흔한 물놀이를 안 하고 여름을 보내긴 아쉬웠다.

    

물론 할 일은 많이 쌓였다. 나는 쉬면서도 일을 만들어야 하는 프리랜서 아닌가? 그렇지만 나에게 가장 큰 자산은 건강이었다. 건강 하나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말이 실감나는 여름이었다.  스스로를 돌봐야 여름을 피할 수 있다는 걸 이 계절을 통과하면서 깨달았다.  


여름이 뜨거웠던 만큼 나는 뜨겁게 내 일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알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My favorite thing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