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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Feb 01. 2024

퇴사하겠습니다!

시나브로 퇴사각은 불현듯 찾아와

중요한 결정 어느 날 불현듯 정해지는 듯하다. 1월 초순에 시작된 감기가 3주 차 지나서까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감기와 퇴사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마는 나는 문득 감기와 씨름하던 2024년 1월 3주 차 수요일 2시경에 팀장에게 이런 대사를 읇조리고 있었다.

- 저 퇴사하려고요

무언가 내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챈 팀장은

내가 이야기 꺼내기도 전에

- 왜 눈가가 촉촉하세요?

-네 안구건조가 있어서요 ^^;; 저.... 퇴사하려고요

일순 정적

-네 여기가 돈이 적지요, 저는 경아님의 결정을 응원합니다.


이후는 블라블라 다음날 목요일은 퇴직금이 퇴직 이후 언제 에 지급된다는 걸 동의한다는 조항이 적힌 사직서를 썼고 곧 내 후임자가 면접을 보러 온다. 약간 과장되게 말한다면 내 자리에 누가 체인지돼서 와도 아무 문제가 없게끔 나는 자리만 비워주고 나가도 되는 거다. 이리 간단할 수가?

이 일을 22년도 10월부터 24년도 1월까지 약 15개월 정도 했다. 어제 일기를 썼지만 이 일을 통해서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공유 오피스의 시스템에 대해서를 좀 안 거 같다.

*미화업무를 함으로써 내게 전에 없던'꼼꼼함'과

'세심함'을 좀 기를 수 있었던 거 같다

* 그리고 이런 미화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게 된 거 같다. 역지사지의 정신이랄까.


나는 여기 지점의 3층 5층 6층을 오가며 일을 한다.  이제 딱 이틀 만 출근하면 퇴사를 한다. 가끔 3층을 내려가면 기분이 묘해진다. 그곳에서 맨 처음 면접을 봤기 때문이다. 22년 10월의 어느 날이었던가 글쓰기 강사를 하다가 돈벌이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 이곳에 면접을 보러 왔다. 이곳을 처음 왔을 때 공유오피스를 처음 봤고 이 지점만의 특유의 아름다움에 반해 있었다. 층고가 높고 햇살이 통창을 통해 드리워져 넓게 베이지색 실내를 감싸고 있었다. 뭐 현재는 매일 보는 풍경이라 별 감흥이 없지만 이 건물의 첫인상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런 곳이라면 일하고 싶었다.


당시 면접 분위기도 좋아서 한 번 면접을 보자는 식이 아니라 당장 다음 주부터 나라는 식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자리는 6개월 동안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 전임자가 후임을 기다렸던 자리라는 거였다.


그 후로 일사천리로 전임자의 마라맛 인수인계를 받고 한 꼼꼼한 팀장 밑에서 1년 일하고 밑의 직원을 세명을 교육시키고 나는 떠난다.


-그래도 ㅇㅇ님 교육 시키고 떠나시네요

-사실, 작년 가을부터 고민했었는데 시기가 안 맞아서요 ~


이곳은 길게 일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학업과 이직등의 이유로  몇 개월씩만 하다 보니 후임들이 자주 바뀐다. 사실 난 작년부터 퇴사 생각을 했었는데  교육을 해야 해서 미루고 있었다.



겨울 동안 퇴사를 안 하고  부수입 만드는 법에 대서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주로 스마트스토어에 대해서 생각하고 약간의 조사를 했는데 지금은 할 시기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예전에 했던 한건에 20만 원 받았던 원고알바를 하자니 돈이 적고 원고피드백 기간이 오래 걸리고 말이다. 그리고 주말알바를 생각해 봤는데 토요일만 구하는 곳은 또 없더라. 토일 양일을 구하지.  월~일까지 일하면 금방 체력 바닥날 테고

어느 방법 하나도 현 직업을 유지하면서 또 하나의 부수입이 되질 못했다.



사실, 지금 하는 일 이젠 손에 익고 쉬는 시간이 많았다. 주변 지인들은 땡보직이라고 부러워했다.

그렇지만 현재만 생각하면 상관없지만 약간의 미래, 더 나아가서는 2년 5년 후를 생각하면 아직 젊은 나일 때 삶의 커브를 틀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불현듯 감기에 시달리던 1월 말에 결정했다.


이제, 2월 나는 새로운 길에 들어섰고 그대로 전진할 예정이다. 얼마 전 한파는 무섭게 몰아치더니 요즘은 봄기운이 이르지만 곳곳에 보인다. 이번 년에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생의 활력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일에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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