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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Feb 14. 2024

나의 시절인연에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다가 그 인연이 다해 헤어지기도 한다. 특정한 시기에 만났다가 헤어지는 인연을 시절인연이라 부른다.


만남이 자연스러웠듯이 헤어짐은 또한 자연스럽다. 해서 그 인연이 다하여 헤어질 기미가 보인다고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필요는 없다. 구구절절이 네가 이래서 못 보겠어가 아닌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야' 김광진의 편지 같은 가사가 더 정확한 헤어짐의 이유가 될 거 같다.


온전한 하나의 좋은 감정이 아니 부스러기 난 기억과 감정을 이어 가는 건 서로 간의 만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우정은 핑퐁이지 한쪽의 지렛대 게임이 아니다. 한쪽의 무게감이 다른 쪽으로 심하게 기울었을 때 이미 그 우정은 촉촉함이 아닌 건조함과 바삭한 균열로 향하고 있었을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유명한 고슴도치 어록이 있다. 고슴도치는 서로의 가시가 있어 껴안을 수 없어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고슴도치들은 잘 지낼 수 있다. 이를 인간관계에 적용하면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상대에게 허물없이 다가감으로써 그 사람과의 거리조절에 실패해 부담을 주고 힘들게 했는지 우리는 스스로 살펴보아야 한다. 나의 감정이 앞선다고 상대방이 편하고 좋다고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상대방을 파고들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사람은 사회에서 누군과와 관계를 맺는다. 요즘 아무리 각자도생이 유행이라지만 사람은 관계를 맺을뿐더러 영향을 주고받는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자 사람 인은 획과 획이 서로를 의지하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맞다! 의지이지 의존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 이걸 헷갈려서 사람을 사귀는 사람이 많다.


그러지 않고서야 수많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지 않겠지. 누구나 각자 거북이처럼 인생의 짐을 짐어지고 산다. 친구는 그 짐의 고충을 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이지, 내 짐에 너의 짐까지 지는 짐꾼 같은 존재가 아니다. 정신 차리자!


너의 의존으로 소중한 인연을 시절인연으로 떠나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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