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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Feb 14. 2024

행복의 머릿결을 풍성하게 빗어요

행복에 대한 스몰토크

1.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할 것

예전 나의 작디작은 월급을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서 월 얼마를 모을 수 있나를 계산해 봤다. 그 이전 두 달 전부터 한 끼에 6,900 원하는 도시락을 먹어 보았다. 쇼핑이나 뭘 사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내 지출은 대부분 물가 비싼 강남권 회사에서 밥을 먹는데서 나오기 때문에 그 엥겔지수를 줄여 볼 심산이었다. 랜덤으로 나오는 도시락을 계속 먹어보니 과연 식대비는 줄어들었으나 '먹는 즐거움'이 사라지고 간헐적으로 간식 소비가 늘어났다. 카드값 30만 원 정도가 줄어들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뭘 억지로 줄이려 하니 쉽게 짜증이 나고 목적성을 자주 잃어버렸다. 매달 이렇게 비슷비슷한 메뉴로 매일 비슷한 일을 매일 똑같은 구간을 오가며 살아간다는 게 자신이 없었다.

좀 더 많이 벌 수 있는 파이가 넓은 일터로 직업을 바꾸자. 그게 낫겠다. 스스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했다. 매달을 소분하며 얼마간의 급여의 일정분을 저금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인지 좀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일한 만큼 돈이 확실히 받쳐주는 걸 원하는 타입인지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봤다. 100번을 아니 그 이상을 지난 가을에 걸쳐 심사숙고해 보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가 결론으로 나왔다. 행복해지기 위해선 자신을 잘 파악하고 솔직해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2. 자신에게 집중할 것! 방해요소가 많을지라도

어떤 현자가 그랬다. 고독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과의 대화가 부족해서라고. 나만해도 그랬다. 실상은 sns 중독자이다. 별 목적 없이 의미 없이 수시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이리서리 옮겨 다니며 다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렇다고 오래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 싫증 나면 바로 다음 게시물로 갈아탄다. 왜 이럴까? 바로 스스로에게 집중을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이다. 나의 중요한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신경을 쓰기보단 sns의 잔재미와 자극에 젖는 편이 더 쉽기 때문이다.


많은 sns 중 그나마 도움받고 좋은 중독라 생각하는 2가지는 브런치스토리와 유튜브프리미엄이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글과 음악  두 가지에 대한 투자라 그렇다. sns를 끊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좋은 중독으로 선회하자. 브런치스토리에는 글이 남고 유튜브에는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이 알고리즘을 타고 추천이 올라올 것이다.


인간관계는 또 어떤가? 우리는 어느 순간 주말에 나가 술이라도 한잔 신나는 일이라도 하나 없으면 안 되는 불금 중독자가 되었다. 그래서 친구나 지인이 이번 주 어때? 하면 일주일의 묵은 때를 스스로 벗길 시간도 없이 예스맨 예스걸이 되어 나가 버리는 것이다. 일주일의 하루 정도는 이전의 일주일을 복기하고 다가올 새로운 주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자신의 시간에 대한 자율성은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3. 행복의 머릿결을 풍성히 빗어요

매일 머리를 말리고 머리를 빗듯이 행복의 머릿결을 풍성히 관리해 보자. 우리는 행복이 저기 멀리 안드로메다 끝에 있거나 로또라도 돼야 비로소 행복에 안착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은 행복의 포자는 우리의 삶 곳곳에 떠다니고 있다. 오늘 아침에 나는 조카의 작은 손은 그러쥐고 영어단어를 맞추면서 키즈센터에 데려다주고 있었다. 실은 내 손도 여자치고 작은데 아이의 손은 내 손보다 더 작아 여리고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겨울의 끝 햇살은 부드럽게 우리 둘의 머리 위로 부서지고 봄의 이른 기운이 황금가루가 되어 거리를 수놓고 있었다. 나는 이럴 때가 나의 행복의 머릿결이 풍성해진다고 믿고 있다. 살아가면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순간들 그렇지만 아름답게 간직해야 할 행복을 자주 느끼게 되면 우린 행복의 실체를 어렴풋이가 아닌 현실로 마주하게 된다.


아주 아주 어릴 때 나의 근원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 바로 난 왜 태어났을까라는 실존에 대한 고민. 현재까지 거기에 대한 해답은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현자와 사람들은 모른다. 다만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지 선택은 할 수 있다. 난 과거 슬픔 최적화된 인생에서 벗어나 행복 안테나를 세우며 행복의 머릿결을 빗으며 사는 삶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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