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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Feb 25. 2016

비관주의자의 행복 찾기

Again 비기너스 ★

기대하지 않은 순간 얻게 된다  

앤디 워홀

                                                                                 

비관주의자의 행복 찾기 마지막 편
 
개인적으로 치열했던 작년의 6개월간 제일 많이 느끼고 , 자주 든 생각이 바로 인간이 " 신비롭다 "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의 마음이 말이다.  관성적으로 , 감정적으로 비관적으로 모든 상황 , 사물 , 심지어 사람들에까지 꽈배기 비틀듯이 꼬아보던 나라는 사람이 변화된 것을 보면 말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있었던 일들은 나만의 힘으로 된 것이 결코 아니다. 오래전 시크릿을 봤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내가 온 마음을 빌어 소망하면 우주가 도와준다 그런 내용인데 난  무교고 그 어떤 종교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 그런데 내가 보낸 6개월은' 어떤 기적 '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밖에 없다 조금 귀여운 그리고 사소한 일상의 기적 말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더듬거려 갔지만 나는 꽤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모든 것에 빚을 졌다. 그래서 이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고 나처럼 아직 장님 같은 답답한 현실에 힘든 이들에게 조금의 도움을 주고자 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도움을 받은 만큼 그들도 자신의 알에서 깨어나길 바랬다.


어젯밤에 자기 전에도 브런치 생각을 했다 나란 사람은 하나를 하면 그것을 완결 지어야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브런치를 끝내고 또 현실적인 내 문제에 집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전 동화책처럼 "왕자와 공주님은 그 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처럼 내 이야기의 끝도 그런 몽글몽글 이었으면 좋으련만  지금은 21C!! 그런 것은 판타지 


나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치열하게 사는 일상 속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저 간략히 쓰려고 했었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니 더 많이 더 상세하게 더 자세히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와 비관을 다른 이들은 덜 겪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젯밤에 브런치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고  11시부터 깨서 한동안 잠을 못 잤다 깨서 가만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했던 일들과 방법이 다 맞을 수는 없다.


뭐든지  여백 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잠시 잊었다 사람마다 고유의 속도 , 여백이 있어야 하는데 내 어떤 강박관념 때문에 그것을 무시했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해보니 이렇더라 결과 아주 좋았어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이런 식 말이다

내 삶엔 외로움과 결핍이 많았다. 식구 많은 집에 태어났지만 어릴 때부터 알았다.

내가 좀 이상하고 특이한 아이라는 것을 ...

그래서 책으로 도피를 했다 친구도 잘 사귈 줄 몰랐다 사귀어도 그 사람의 감정, 생각을 읽을 줄 몰랐다. 그래서 우정도, 사랑도 글로 배웠다 연애도 아직까지는 서툴다. 내가 작년 이후에 한 방법은 직접 겪어보자 였다. 결정장애처럼 이것저것 재지 않고 그저 했다. 그렇게 해서 심리상담도 받고 연기수업도 받게 되었다. 물론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나보다 십 년 가까이 어린 친구들이랑 섞이면서 그저 열심히 했다.

새로운 상황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었다. 마음으로는 어떤 스트레스를 받아도 말이다 그 시절에는 그런 부대낌을 감수하고서라도 밀고 나가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자연스레 청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청년단체 활동도 시작했다.


세상엔 연애 말고도 관심을 가질 것이 많고 익히고 배우고 느껴야 할 것이 많았다. 나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고인 물같은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기존의 방법으로는 안된다. 우리가 다 겪은 것 아니던가? 가만히 있으면서 인생이 변하리라는 것을

그저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력한 것인지를 말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어떤 남자를 만나서 내 피곤한 인생과 피곤한 몸을 의탁하고 싶었다 . 그래서 여기저기 모임 등을 전전하며 주말마다 불금을 보냈다 결론은 어떤 남자를 만나지 못했고

아직 그대로다.

어느 날 ' 부질없다 '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 그런 마음을 남자들도 안다. 그들도 참 피곤한 삶을 살기에 그들도 여자에게 그런 것을 원한다...


인생의 트리거 포인트 그리고 오미자차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트리거 포인트는 이를 테면 압통점이라고 해서  어깨가 뭉쳤을 때

누르면 유독 아픈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었다 .

내 인생의 트리거 포인트는 바로 였다

잘 살고 싶었는데 바로 나 자신이 노력을 안 한다는 것이 제일 맘에 안 들었다. 기본적으로 머리는 좋아서 지금까지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았어도 여차저차 해서  해결하고 살았다. 그런데 거기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 그게 제일 맘에 안 들었다 그리고 고집도 무지 셌다. 유연해야 하는데 세상 돌아가는 처세에는 관심도 없고 책이나, 글쓰기 같은 것만 관심이 많았다.


내 몽상가적인 기질이  나를 지탱하는 유일한 힘임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버거워했다.

남들처럼 대충 뭉개고 포기할 것은 포기했으면 인생 무난했을 텐데 삶의 안정성보다는  열정,  꿈 ,  사랑 같은 관념적인 것에 매달렸다 이제는 안다.
그리고 인정하고 껴안는다. 그런 것들이 나를 이루는 원소이며 세포라는 것을 내 것을, 나라는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상담 처음에 난 " 마음이 편해지고 싶다  "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에는 내 속을  끄집어내기가  힘이 들어 괜찮은 척 연기를 했다 나중에는 솔직해지려 노력했다.  이것이 동아줄이라는 것을 알았기때문이다.  이 동아줄이 끊어지면 난 추락한다 그런  심정.... 상담 말미부터는 마음이 편해졌다 내  마음속 공허와 오래된 서랍 속에서 꺼낸 해묵은 감정들을  그저 꺼내놓고 찬찬히 살펴봤다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넣고 영원히 폐기했다!



오미자차는 아주 신기한 차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이 다 있다 마치 인생의 맛 같다. 단순한 나는 인생의 단맛만 원했다 그리고 그 나머지 맛을 느끼게 하는 삶은 의미 없고 지루하고 무기력하다고 생각했다.

그 다섯 가지 맛이 하나로 향유될  때 건강한 오미자차가 되는 것처럼 인생도 그 맛의 집합체인 것을 깨달았다 인생이 권태로워 도무지 그 어떤 것에 흥미를 갖지 못했던 나는 이제 안다. 그것이 인생의  맛임을...


마지막으로 레이먼드 커버의 법칙을 소개할까 한다. 레이먼드 카버의 벗이자 11년 동지인 시인 테스 갤러거는 '카버의 법칙'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갤러거의 표현에 따르면 그것은,

 " 미래를 위해 물건을 쌓아두지 않고, 날마다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다 써버리고는

더 좋은 것이 생기리라 믿는 " 카버의 습관을 말한다.

나이 쉰에 카버는 주치의로부터 암 진단과 함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는다.  카버는 마지막 시편 가운데 한 편에서 자신이 인생에서 얻고자 했던 것을 얻었는지 자문한다. 그리고 대답한다.

나는"지구에서 사랑받았다"

카버는 계속 썼고, 계획했고, 희망했다.

카버가 죽고 난 후 갤러거는 카버의 셔츠 주머니에서 '잊지 말 것'을 적어 놓은 쪽지를 발견했다.  



'레이먼드 카버의 잊지 말 것' 

달걀

땅콩버터

핫 초콜릿

오스트레일리아?

남극 대륙??        

[출처] <소박한 여행> 중에서... 레이먼드 카버 Juneleaf



이제 나는 안다 내가 상상했던 대로,  나에게 다시 시작하는 윤회의 삶은 없을 것이며

이 생이 내 마지막 삶이라는 것을 그래서 더 값지고 감사하고 더 행복하게 지내야 하는 것임을! 비록 여전히 현실에서는 짜증 나고 ,  슈퍼 울트라 또라이들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아 하루에도 냉탕 온탕을 오가겠지만 이 비관주의자는 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아름다운 여행이 될 거라는 것을.


"그대는 가지고 있는 믿음만큼 젊고, 의심만큼 늙는다.  자신감만큼 젊고, 두려움만큼 늙는다.

희망만큼 젊고, 실망만큼 늙는다"                                                               

새뮤얼 울먼의 청 춘


P.S 우린 늘 청춘이다  우리는 우주의 먼지가 아닌 가치 있는 소중한 누군가의  원석임을!

이 브런치를 나의 테오 J와 H에게  바친다...

풍경을 음미하며 가는 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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