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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 Jun 07. 2022

산책하며 든 생각들

진짜 같기도 하고 가짜 같기도 한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1.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가상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게임 속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아주아주 고도의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바로 우리일 수도 있는거 아닌가? 


2. 나는 이 우주의 어떤 법칙이 있다고 믿는데, 그 법칙을 이름붙이기에 따라서 누군가는 신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크리에이터, 누군가는 자연법칙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세상에, 그 법칙을 따라서 살고 있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이란 건 어쩌면 게임 속의 플레이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을 수도 있는 거지. 이 우주가 동작하는 일종의 OS 가 있는 거고, 자연법칙, 인생에서 일어나는 운명같은 것들, 인간의 생각하는 메카니즘 뭐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 이 OS에 따라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달까. 


3. 전 세계의 신화, 전 세계에 있는 수 많은 종교의 창시자로 후대에 추앙되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들이 사실 되게 비슷하다는 것도 2번을 뒷받침하는 어떤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부처도 예수도 노자도 결국 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다는 것도 너무 신기하잖아. 그 시기즈음 뭔가 패치가 뿌려진거지 ㅋㅋ


4. 이 세계가 하나의 커다란 허상, 하나의 말도안되는 장난, 인류가 함께 만들어 내고 있는 아주아주 고화질의 보드게임 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런 것이 어찌보면 장자가 이야기한 호접몽과도 왠지 맞닿아 있을 수 있을 거 같아. 꿈에서 내가 나비를 본 건지, 나비가 꿈에서 나를 본 것인지,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충분히 헷갈릴 수 있는 거잖아. 


5. 과연 무엇이 진짜인가? 아니 진짜라는 것을 정의하는 것이 가능할까? 허구란 무엇일까? 아니 허구가 아닌 것은 또 무엇일까? 


6. 하지만 이 삶이 게임이든, 게임이 아니든, 가상현실이든 가상현실이 아니든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현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 내가 로봇이든, AI 이든, 인간이든, 무엇이든, 나라고 여겨지는 생각과 느낌과 감각을 알아차릴 수 있는 존재가 지금 이 순간 존재하며 생각하고 관찰하고 느끼고 있다는 것. 


7.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8. 그런 의미에서 나 이제 니체가 왜 초인을 이야기 했는지 아주 어렴 풋이 알 것 같기도 해. 자기가 왜 태어났는지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인간이, 가상인지 아닌지조차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이 세상에서 현실을 긍정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주아주 큰 힘이 필요하거든. 그래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힘,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드는 2022년 6월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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