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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 Apr 14. 2018

토요일의 요가

행복의 근원을 찾아가기

요즘 내 삶의 가장 큰 낙은 토요일 12시의 요가수업이다. 아침 아홉시에서 열시 사이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주말맞이 대청소를 한 후 12시 수업에 맞춰서 요가원으로 향한다.

주말 12시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한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꽤나 많이 참여하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꼭 여행지에서 요가 수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토요일에 정오에 한시간 남짓 잠시 떠나는 여행의 느낌이랄까. 마침 요가원이 경리단길 인근에 있어서 요가를 마치고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여유를 부리면 평일동안 잊고 지내던 마음의 여유와 퍙화가 아주 잠시나마 찾아오는 기분이다.


토요일 수업에서는 수업 전 선생님이 그 날의 화두를 던져주신다. 오늘의 화두는 행복. 우리는 여러가지 다른 상황에서 행복을 느낀다. 무언가를 샀을때, 칭찬을 받았을 때, 맛있는 걸 먹을때... 등등 그리고 우리는 행복이라고 느끼는 감정의 근원을 대부분 우리 외부에 의존하고는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행복은 조건부이다. 이걸 사면 행복할거야, 저 사람과 친해지면 행복할거야, 승진을 하면 행복할거야... 하지만 이런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조건부의 행복을 만족시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사고 싶고 먹고 싶고 가지고 싶은 건 끊임 없이 생길 것이고 나의 행복은 언제나 조건부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그래서 오늘 요가 수업에서는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지금 현재에 집중하며 지금 내 안에 존재하는 행복을 느끼는데 중점을 두며 수련을 했다. 요가를 할 때 가장 좋았던 건 아무 생각 없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건데, 요즘은 요가를 하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들이 많았기에 오늘 수련은 이런 생각들을 최대한 비워내고 그냥 지금 순간 나의 몸과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신기하게도 나의 몸과 동작들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각에만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결심 하나만으로도 여러가지 마음의 다양한 생각들이 가라앉고 동작에 좀 더 집중해서 수련하게 된다.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혹은 한 번도 써보지 않은 것 같은 근육의 움직임과 느낌에 주의를 집중하니 같은 자세를 해도 좀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든다. 70분 가까이 내 안에 집중해서 요가를 하고 사바사나까지 마치고 눈을 뜨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고민들과 생각들이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고민들 주변에 머뭇거리며 서성거리는게 아니라 이 고민에 좀 더 정면으로 맞서야 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사랑스러운 토요일 정오의 요가는 늘 이렇게 내게 좋은 기운과 생각을 불어넣어준다. 오늘 같이 매트위에서 함께 수련을 나눈 분들과 좋은 말씀을 나눠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면서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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