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정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몬숲 Dec 25. 2023

슬픔에는 ○○이 없다

곧 터질 것 같은 물풍선

휴 또 시작된 건가.

인생이 너무 시끄럽다.

온실 속에 들어가 편안히 살고 싶다.


시끄럽던 일상에서 나와

조용한 나의 안전지대에 혼자 있으니

눈물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진다.


마음에 울컥한 것이

무방비하게 쏟아진다.

나는 왜 이렇게 많은 슬픔을 가졌을까

아닌 척 억누르려다

그냥 두었다.


그래.. 울 땐 울어야지


세수하다가 울고

로션바르다 울고

설거지 하고 울고

누워있다가 울고


계속 울었다.


하나님 왜 저는 이런 방법으로

인도해 가시나

하나님 왜 저는 이렇게 힘들게

예수 믿어야 하나요

하나님 이런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는 있는 건가요.

하나님 왜.. 왜... 왜.. 하면서 한참 울었다.


트라우마는 생생하게 들리는데

하나님은 아무런 목소리가 없다.

생생한 기억이 아무것이 아님이 될 때까지

소리는 울릴련가


내 맘대로 안 되는 인생이라면

애씀 없이 살면 되는 것인가

애씀 없이 사는 이유는 있는 건가

또 질문한다.


하나님 이런 상황을 허락하시는 이유가 뭐예요.

따져 묻다가

하나님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묻는다.


하나님은 여전히 목소리가 없지만

왠지 또 잘 이겨낼 거 같기도 하다

또 아픈 건 너무 싫은데

이미 지난 트라우마는 과거의 것이라

인식하려 밀어냈다.

현재를 살아야지 살아야지 하면서

슬픔이 가득 차있지만 삶은 계속된다.

곧 터질 것 같은 물풍선을 안고 산다.


슬픔엔 익숙이 없다

그냥 많이 울고 웃는 수밖에.


매거진의 이전글 부러진 흔적을 가진 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