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다시해
나는 타인이 잘 되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면 의도하지 않은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생각하느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쓴다. 이것이 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나를 혹사하는 것이 된다.
외부의 자극에 바로 반응하는 나를 보게 됐다. 결정할 시간을 갖기보다 바로 거절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끌려 다닌 이유에서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따뜻하게 봐줬으면 한다. 인간관계에서 내가 가지고 싶은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상대방이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 그것을 이해하는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쓴다. 그래서 정직한 사람이 좋다. 그리고 어떤 정죄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왜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어려운 것인지. 누구도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 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공감하고 있고, 나를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얻을 때 기분이 좋다. 나의 존재, 나의 상처,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온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불안정한 애착을 가졌지만 안정형 애착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책 보고 감정노트 쓰고 트라우마와 관련된 강의를 드는다. 안정형 애착들은 대체로 현재지향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지도 않고, 과거에 얽매여 있지 않으면서 현재의 문제의 집중하고 누군가가 자기 의견에 반대하면 그 사람을 뭉개지 않으면서도 자기주장을 당당히 내세운다고 한다. 부분 부분 나에게도 안정형 애착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안정형 애착이 되면 나의 삶이 질이 더 올라갈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내가 나를 사랑해 주고 키워줘야지.
혼자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 스스로 안전과 안정을 느끼며 타인의 경계선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계속 리듬을 타나다가 리듬이 끊어질 때가 있어요. 근데 꼭 아셔야 되는 게 끊어지는 것도 리듬이에요. 사람이 어떻게 똑같이 늘 기계처럼 해요. 하다가 하기 싫은 것도 한 거예요. 했으니까 하기 싫죠. 했으니까 슬럼프 오죠. 그러면 슬럼프가 길어지지 않잖아요. 슬럼프 있다가 돌아가면 돼요. 다시. 넘어진 나를 받아줄 수 있어야 내가 크고요. 하다가 끊긴 나를 칭찬하고 '괜찮아 다시 해' 할 수 있어야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이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해요. 그러니까 잘난 나, 잘 일어나는 나, 열심히 사는 나만 내가 아니고 쓰러진 나, 넘어진 나도 나라고요. 이걸 잘 받아줄 수 있어야 돼요." (김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