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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ll Oct 02. 2023

은행을 밟지 않으려

때로는 나의 길을 갔다


신호가 바뀌고

어지러운 보도블럭의 색채가 안정될 무렵에


때로는 그들의 길을 갔다


종종 지나쳤고

가끔 침묵했다


그러나 대체로 동행에게 발맞추어

그럭저럭 갔다

별로 한산하지도 않은 길에


침을 뱉기도

새싹을 발견하기도 하며

취해 비틀거리기도

훌쩍이며 발끝을 토닥이기도

하며


들춰보니 신발에서

은행 냄새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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