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ll Oct 02. 2023

변절

사실 알고 있었다.


소행성이 다가올 즈음

재촉하듯 쓰나미가 덮쳐올 것을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호들갑을 떨어가며

소문을 낼 수도 있었다.


어항 속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바닷물이 잘 들어올 창문 앞에

의자를 마련할 수도 있었다.


사실 나는 준비를 준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결코

함께 종말에 닥치지 않기에


5초전

10초후의 세상에

미리 안부를 전할

예정이었다


고는

도저히 말하지 못한채


고개돌린 작은 새들 옆에 서서

경악의 변주를 울리며

작가의 이전글 여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