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선택할 때는 복지를 신경 쓰게 된다. 내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유용하기 때문이다. 개인 기준으로 보면 어차피 하루 종일 일하는 건데 복지라도 좋으면 보너스라도 얻는 기분이다. 사실 3개월만 지나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건 사람의 심리이니 어쩔 수 없다. 매일 밥을 챙겨주던 어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떠올리지 않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백번 낫다. 설령 내가 다 혜택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렇다. 종종 복지를 못 챙기면 이유모를 패배감을 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찌 됐든,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요즘 회사들은 복지에 많은 신경을 쓴다. 대표적으로 식사를 지원하는 것이 그렇다. 사람은 하루에 1번 이상 반드시 밥을 먹는데 그것을 무료나 적은 비용으로 지원하니 얼마나 좋을까. 한 달에 식비로 나가는 지출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반기를 들고 싶다.
객관적으로 볼 때 좋은 복지다. 문제는 그 복지를 이용해야 한다는 나의 심리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회사에서는 당시 식사 세끼를 제공했는데, 그전까지 나는 하루에 2끼나 1끼만 먹었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제공한다는 말에 매일 3끼를 챙겨 먹었다. 덕분에 몸이 무거워지고 살이 많이 올랐다. 누군가는 그런 조절은 스스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할지 몰라도, 실제로 음식 유혹 앞에서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게 가능하면 다이어트를 해보겠다고 입에 달고살진 않을거 같다. 게다가 회사생활에 몇 되지 않는 휴식시간이 식사시간인데, 그 시간에 사무실에 앉아 있는건 일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지금은 그런 복지도 없어졌지만 아쉽지 않다. 어차피 먹지 말았어야 할 것을 먹었기 때문이다. 마치 반찬이 남았지만 버리지 못하고 다 먹곤 소화되지 않아 고생했던 미련한 시절이 오버랩됐다. 공짜는 나를 꼬시기도 하지만 '하지 않으면 너만 손해야'와 같은 무언의 압박도 준다. 그래서 나는 일방적으로 주는 공짜를 거부하기로 했다. 그게 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는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