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보면 마무리 투수와 선발투수가 있다. 둘 다 투수라는 점, 그리고 점수를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을지 몰라도 팀이 실행할 전략에 따라 필요한 능력치가 달라진다. 실력 역시 마찬가지다. 상황이 어떻냐에 따라 그에 요구되는 스킬이 다르다.
전문가가 보는 것과 일반인이 보는 것에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 예를 들어 기기를 점검하는 엔지니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엔지니어의 실력을 평가할 땐 '사고 없이 꼼꼼히 체크하는 사람'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보면 자기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사람'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간은 보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에 반해, 전문성은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모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자신의 기술로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구태여 내가 문제 해결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경제적 보상이 클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 보상을 하는 사람은 나의 전문성을 어떤 식으로 파악하는 질 알아야 한다. 즉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잘 알아야 한다. 전문가가 나에게 보수를 준다면 보다 퀄리티가 높은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일반인에게 보수를 받는다면 속도나 편의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종종 대표가 인정해주지 않아 회사를 떠난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대표는 전문가의 능력을 판단할 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 실적이 나는 것(쉽게 돈을 버는 행위)이 아니라면 인사평가가 박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대표 눈에 보일 어떤 가시적 성과를 찾아 해낼 것인지, 아니면 나를 알아봐 주는(혹은 기술을 알아봐 주는) 회사로 이직할 것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백날 이야기해봤자 소용없다. 괜한데 힘 빼지 말란 말이다. 기어 빠진 자전거에서 전속력으로 페달 밟아봤자 자전거는 앞으로 가지 않는다. 실력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