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나서 받는 피드백의 종류는 크게 둘 중 하나다. 아무것도 못 받거나, 고맙다고 인사받거나.
일을 하다 보면 형식적으로 고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고, 정말로 고마워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전자다. 그러나 일을 할 땐 '제대로' 하는 것이 좋다. 이 '제대로'라는 것은 자기만족 수준의 성실감이나 퀄리티뿐 아니라 타인이 봤을 때도 정말 잘해주는 것을 포함한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감동을 받을 정도로 잘해주는 것과 적당히 해서 넘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해서 넘겨주면 상대방은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월급 받는 만큼 혹은 담당이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일을 잘해주면 2가지를 얻을 수 있다. 신뢰와 평판이다.
똑같아 보이는 상품에도 실상 디테일이 다른 경우가 많다. 동일한 두 제품을 고를때 우리의 마음을 끄는 것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제품이다. 일 역시 마찬가지다. 똑같아 보이는 일을 누구에게 맡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시원하게 긁어주면서 답을 내준다면 상대방은 감사함과 아울러 상대방의 전문성을 신뢰하게 된다.
직장에서 신뢰를 얻는 것은 여러가지 이점을 갖는다. 나의 의견을 경청해주고 때에 따라선 편의를 봐주기도 한다. 심지어 유튜브를 보며 딴짓을 하더라도 '저래뵈도 저 사람은 충분히 자기 할 일을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만든다. 인간관계 역시 좋아지게 된다.
사람은 한번 도움을 받았다면 잘 잊지 못한다. 특히 잊지 못할 도움을 받았다면 더욱 그렇다. 또한 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관련 화두가 나오면 그 사람을 칭찬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나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에게서 나에 대한 호감이 상승하게 된다.
타인과 대화할 때 호감을 가진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는 천지차이다. 처음보는 사이라해도 협조하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일이라 하더라도 기꺼이 하려고 하는 것과 겨우 하려고 하는 것에는 차이를 보이기 마련인데,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서 나오는 말을 좋게 필터해서 들으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을 통해 인정받는 것은 술자리나 모임에 참여하면서 얻는 인지나 평판과는 확연히 다르다. 때문에 함께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나를 알릴 좋은 기회다. 김밥을 파는 게 아니라 나를 팔라는 말처럼, 그저 일을 잘 해결해주는 게 아닌 나를 알려야 한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195
https://brunch.co.kr/@lemontia/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