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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un 10. 2019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나는 글쓰기가 주 업은 아니지만, 온라인에 글쓰기를 종종 한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누군가에게 배운 적은 없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라든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등의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쓰면 좋을지에 대한 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할 수 있는 것은 적용해보는 것이 다였다. 이 방법은 매우 좋은 접근이지만 내겐 조금 부족한 방법이었다. 문제는 글쓰기 방법에만 있던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무엇이 문제였나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을 꼽으라 하면 가장 먼저 듣는 게 책을 많이 보라는 것이다. 나는 책을 아주 많이 본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책을 보는 편이기에 이 부분은 어느정도 상쇄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다음 방법은 타인의 글을 보는 것이다. 책을 보는 것도 타인의 글을 보는 것이지만, 책을 쓰는것과 블로그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에, 그리고 아직 책을 염두해 글쓰는 것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책 외에 다른 것들을 찾아서 볼 필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타인의 온라인 글을 즐겨보진 않지만 그래도 틈틈이 보긴 했다. 내가 봤던 책을 타인은 어떤 관점으로 이해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글을 보면서 도움은 됐었지만 애당초 목적인 글을 잘 쓰기 위해 보는 관점에서는 갸웃둥 했다. 어떠한 기준으로 차이점을 발견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캐치를 못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여전히 오리무중 했다.


이쯤 되면 누군가에게 배워볼 만 한데, 글을 잘 써보고 싶다는 생각만 있을 뿐 어떤 목표나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내 그만두기도 했다. 그래서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서평을 올렸지만 어떤 변화가 생기지도 않았고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 피드백이 없던 온라인 글


피드백이란 말이 있다. 어떤 행동을 하고 난 후, 후기를 듣는 것에 많이 쓰는 단어이다. 피드백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자신의 글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글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 어떤 부분을 잘 썼는지, 아쉽게 썼는지, 충분히 공감대를 이끌었는지 등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게 돕는다. 이것들을 잘 줏어담아 다음 글을 쓸 때 좀더 폭넓게 고려할 수 있게 된다.


피드백이 좋다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피드백을 받을 것인가가 문제였다. 내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주로 글을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문제는 블로그라는 것이 워낙 불특정 다수가 오는 곳이기 때문에, 그리고 타인의 글에 쉽게 댓글을 달지 않는다는 사람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내가 동네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다면 자주 시장에 오는 사람을 알게 될 것이고, 종종 '우리 과일 어때요?'라고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손님의 반응에 따라 어떤 과일을 판매할지, 어떤 것들을 손님이 더 좋아할지 선택할 판단기준을 얻을 수 있다. 손님도 나에게 '어제 그 과일 맛있더라'와 같은 피드백을 줄 수 있다. 그런데 강남 한복판에서 과일을 판다면? 단골보다는 매일 잠시 들렸다가 사가는 사람만 있는 시장에서는 좀전과 같은 피드백을 받기가 힘들다. 구매한 사람이 내가 판매하는 과일을 먹고 다시 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물어볼 사람도, 들려줄 사람도 없는 것이다.



# 피드백을 받고 싶으면 피드백이 있을 곳에 글을 써야 한다


온라인 활동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개인의 활동을 올리는 방법, 그리고 다른 하나는 커뮤니티에 올리는 방법이다. 최근에 생긴 SNS나 이전 것이나 이 부분은 다른 점이 없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렸던 것은 전자에 해당한다. 개인 공간에 글을 올리면 타인이 이야기를 건네는 게(댓글) 껄끄러워진다. 혹시 내가 싫은 소리 하게 되진 않을지, 남의 이야기에 괜히 훈수 두는 건 아닐지, 또는 댓글을 다는 것이 귀찮아 그냥 넘어가게 된다. 때문에 자연스레 댓글이 달릴 확률이 낮아진다. 


반대로 글쓰기나 책을 읽는 카페나 그룹 모임에 글을 올리게 되면 어떨까? 적어도 블로그 보단 많이 달릴 확률이 높다. 서로 관심사가 비슷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참조하여 더 좋은 글을 써보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모임을 가지는 관계일수록 댓글을 적을 때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 줄 수 있으며, 글로 전달하다가 '오해가 생길까 봐'하는 걱정을 덜 수 있다.




이 글은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피드백을 원활히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 보고 싶은 글이라면 비공개로 하면 되겠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라면 그 글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온라인에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글이 올라오는데, 그 많은 글 중에서 내 글이 타인의 눈에 띈다는 것은 운이요, 감사해야 할 일이다.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주 읽혀야 피드백이 생기고, 피드백을 통해 반성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이 과정을 가지기가 힘들다면 오프라인 모임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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