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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un 05. 2019

SNS는 인생낭비일까?

'트위터는 인생 낭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전 감독인 엘렉스 퍼거슨 이 2011년 5월 20일에 기자회견에 남긴 말이다. 당시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서 한 팔로워와 논쟁을 벌인 것에 대한 충고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의 여파는 적어도 한국에선 간단히 언급되진 않았다. SNS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이들이 계속 나오자 이 발언이 다시 주목받은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 중독증이라는 용어까지 생기면서 SNS의 부정적 영향은 더욱 확대되어 갔다.


SNS뿐 아니라 온라인 활동을 즐겨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는 조금 먼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난 후부터는 왠지 모를 거부감이 더 크게 자라났다. 그래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가입만 하고 거의 접속하지도 않는 그런 상태였다. 그런 내가 요즘은 꾸준히 페이스북을 들어가게 되었다. 왜?



# 서로를 연결해주는 페이스북


온라인이 발전하기 이전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었다. 오프라인 활동을 만드는 것조차도 제한조건이 많았다. 대체로 알던 사람을 오랜 기간 알게 되는 경우가 잦았고,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방법은 학교를 들어가거나 직장에 입사하게 되는 것 말곤 거의 불가능했다. 인터넷이 발명되고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카페라는 이름으로 친목 사이트가 생겨나면서 이전보다 기회가 열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이었다. 카페는 특정 목적이 있을 때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쉽게 타인이나 다른 카페와 연결되진 않았다.


페이스북이 한국에 들어오고나서부터 서로 친구 맺기가 용이해졌고, 대충 알 거 같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도 해준다. 그리고 각종 그룹 커뮤니티를 만들 수도 있으며 지인이 공유한 것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 이전 카페 대비 강점은 각 커뮤니케이션에서 올라오는 글들을 한 라인에서 보는 게 용이하단 점이다. 카페 시스템은 카페에 접속하지 않으면 그곳에 어떤 글이 새로 올라오는지, 유용 한글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그나마 요즘은 카페 대문에 가면 보이긴 하지만 제한적이다.) 페이스북에서는 가입만 해두어도 내가 보는 목록에 보이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내가 가입해 있지 않더라도 지인이 그룹에서 본 글을 공유함으로써 내게 노출되는 것도 많다. 즉 페이스북은 연결의 힘을 정확히 인지하고 거기에 시스템을 최적화되어 있는 듯 보였다.



# 내게 필요한 사람은 나도 알지 못한다


세계적인 대 문호가 헤밍웨이는 1921년 파리에 첫발을 내디딜 때 그의 트렁크엔 친구이자 동료 저자인 셔우드 앤더슨에게 받은 편지로 가득했다. 그 편지는 헤밍웨이에게 여행 중 읽으라고 준 것이 아니고 파리의 유명한 작가들에게 보내는 앤더슨의 소개장이었다. 파리가 헤밍웨이에게 글 쓰는 기술을 연마하는데 최고로 좋은 장소가 될 것임을 예감한 앤더슨은 그를 끈질기게 설득한 것이다. 


헤밍웨이는 파리로 떠나기 전까지 재능 있는 작가로서 장래성을 보여왔으나 대부분 잡지사나 신문사에 기고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파리에 머무는 동안 멘토링과 협업이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키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또한 자신의 소설을 출간해줄 출판사를 찾기 위해 이 독특한 인적 클러스터에서 인맥을 만들었다. 헤밍웨이가 이렇게 스타인의 예술인 공동체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그의 작품 활동은 잡지사 기고문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거의 모든 고등학교의 영어 수업 시간에 그의 작품이 등장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 <친구의 친구> 중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적 네트워크는 훨씬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만 그렇게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만나길 원하는 사람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만나는 사람은 어쩌면 그 사람의 주변인 까지도 비슷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차피 비슷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연결의 중요성을 기억 저편에 던져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에 나와 잠깐의 친분은 있지만 나와 전혀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의 주변에 어떤 인물이 포진해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약한 유대관계는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도와주며,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의 결합은 굉장히 좋은 시너지로 발전되는 경우가 있다. 논문의 경우도 그러한데, 자주 만나는 상대와 협업한 논문은 영향력이 낮은 저널에서 훨씬 더 많이 발견된 반면 영향력이 높은 저널에서는 이전에 함께 일한 적이 없는 공동 저자들의 논문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경험하고 온 것을 합쳐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발견한 것이다.



# SNS의 유용성


페이스북의 강점을 꼽자면 정보가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분야에서 누군가의 글로 인해 몰랐던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내 경우 IT 관련 그룹을 몇 개 가입해 두었는데, 최신 기술의 동향이라든가 콘퍼런스 등을 빠르게 공유해준 덕분에 트렌드나 기술의 발전방향을 갸늠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취업 쪽이었다. 특정 그룹에 구인하는 글을 올려서 이력서를 받는 것이다. 대표적인 구인 사이트인 잡코리아나 사람인보다 이런 곳에 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의외로 답은 쉽게 나왔다. 온라인 활동과 기술동향을 본다는 것은 기술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을 보기 때문에 최소한의 필터는 넘어가는 것이다. 나 역시도 면접관으로 참여했을 때 어떤 커뮤니케이션에 활동하고 있는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모든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 사람의 능력도 중시하지만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의 마케팅 쪽에 활동하시는 이승희 님은 브런치에 '우아한형제들에 가게 되다'라는 글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 글을 보면 배달의 민족을 들어가게 된 계기가 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배달의 민족 마케팅실 이사님에게 연락을 받은 것이다. 물론 이전에 배달의 민족의 모든 이벤트를 다 참가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하니 그 모습을 보고 초대한 것이리라 유추할 수 있다.


(관련 글은 아래 참조)



SNS는 인생낭비일까? 내가 본 것은 SNS은 인생낭비가 아니며 오히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것이었다. SNS는 도구에 가깝지 그 자체로 어떤 것을 한다고 볼 순 없다. 칼은 인간의 몸에 상처 내기 때문에 위험하니 요리할 때 칼을 쓰지 말라고 누군가 강조한다면 이 말을 듣고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마찬가지로 SNS 역시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이지 그 자체가 질병이라 볼 순 없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최근에는 독서모임인 [씽큐베이션] 1기에 참여할 행운이 있었는데, 만약 내가 SNS을 하지 않았다면 모임의 존재조차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에 꾸준히 서평이나 책 관련 내용을 올리지 않았다면 신청했다 하더라도 통과되었을지는 미지수다. 이것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선택될 확률은 올려줬을 것이고 우여곡절 끝에 1기로 참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좋은 모임에 참여하게 되어 많은 책을 보고 각자의 분야에서 온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며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중이다. 만약 내가 살아온 것처럼만 살았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을 일이다. 연결의 힘은 내게 새로운 기회와 자기성찰의 시간을 만들게 도와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주었다.


이 자리를 빌려 체인지 그라운드와 씽큐 베이션, 더불어 배우다, 대교, 그리고 뽑아주신 태PD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잠깐, 지금은 씽큐베이션 2기 신청모집 중


씽큐베이션 2기를 현재 모집중에 있다. 내가 속했던 것은 씽큐베이선 1기 김태현 PD님 모임인데 이번 컨셉은 '크리에이터' 주제로 모집중이다(1기때 안하시고 ㅠㅠ). 사진에서 보이는 뾰족 튀어나온 입처럼 재치있고 호탕하게 웃는게 매력!. 2기 모임에는 본인의 적성과 맞는 분야로 단단히 준비한듯 보인다. 밑에는 PD님이 직접 자신을 소개하는 글.


우리는 모두 크리에이터다
(feat. Calling Your Creators!)


지금은 PD로 일하고 있고, 이전에는 외국계 광고 회사에서 광고 기획자 및 콘텐츠 에디터로 일하면서, 수많은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해 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유난히 빛나던 사람들에겐 공통적인 몇몇 특징이 있었고. 나는 그들의 습관과 공부 방식을 따라 하고 함께 일 하면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왔다. 


나처럼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외에도, 무언가를 만들고 계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꼭 오셨으면 좋겠다. 


어쩌면 화려하고 크게 보이는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는 어떠한 만들기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해당된다. 

기획서, 보고서, 글, 그림, 영상 etc.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를 포함해, 무언가를 쓰거나, 찍거나, 포스팅을 하더라도 작은 창작을 하는 것이다. 


잘 나가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이유에는 창의적 공동체의 3가지 시너지가 있다. 

이 시너지를 모두 함께 누리면서, 모두에게 창작의 날개를 달아드리고 싶다:)


'창의적 공동체' 3가지 시너지 보러가기>> 

https://brunch.co.kr/@taeherself/144




그리고, [무료 독서 모임 '씽큐베이션' 2기 모집 안내]


[신청 링크]

6/16 일요일 24시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서평 링크는 꼭 잊지 말고(!!) 넣어야 한다.

https://forms.gle/szxf1fMMEd2JyFp57


설마 그냥 지나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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