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May 02. 2021

부족한 구성원으로 프로젝트를 하며 느낀 점과 할 일

한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모여 진행한다. 그중에는 없는 직군도 있고 있다 하더라도 연차나 능력에 따라 부족한 파트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저런 사람이 모여 팀을 이룬다. 이뤄진 팀은 끝까지 갈 때도 있고, 퇴사나 사정으로 인해 중간에 교체되기도 한다. 어찌 됐든 이런 사람들과 모여 일을 진행하는 것이 내게는 매번 반복되는 것 중 하나다.


그런데 가끔은 사람이 부족할 때가 있다. 내가 하는 직군에서 부족하기도 하고, 때론 타 직군이 부족한 경우도 있는데 둘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전자의 경우 그래도 내가 커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후자는 내가 커버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어떻게든 땜질은 할 수 있지만 퀄리티는 꽤 수준 차이가 날 정도다.


몇 번은 좋은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있었다. 여기서 좋은 사람이란 자기 분야의 일을 잘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면 진척도나 진행이 편하다는 강점이 있다. 그래서 한번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부족한 팀에 갔을 때 많이 아쉽다. 때론 불평이나 지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불평이나 지적은 문제를 자각시키는데 좋지만 개선시키는데 그리 좋았던 적은 없던 거 같다. 무엇보다 없던 인력이 다시 생기는 일 따윈 없었다. 


그래도 부족한 면이 보이면 입이 삐죽 나왔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남 탓, 팀 탓을 하게 된다. 타인에게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영역일수록 나의 불만은 커져갔다.


어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불만을 갖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면 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궁극적 목표가 있지만 그 조건이 항상 좋을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럴 땐 최소한의 구색이라도 갖추게 하고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기보다 ‘이건 이래서 안돼’, ‘이건 이래서 진행할 수 없어’와 같은 생각이 지배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서비스 결과물이지 그 과정이나 퀄리티는 다음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에 좋은 퀄리티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일단 만들어보고 나중에 외주를 주든, 사람을 다시 뽑든 추가하면 된다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말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감정소비, 에너지 낭비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불필요한 것을 탓하는데 쓸 시간에 하나라도 더 만들고 좀 더 진행해 나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퀄리티는 지금 챙기는 건 불가하니 나중에 다시 시간을 들이고 지금은 핵심기능을 만드는 것에 우선 신경 쓰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당장 해야 할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일감에 등록해놨다.


좋은 환경에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 복 받은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일터는 그런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다. 그런 걸 생각하면 지금과 같이 부족할 때 일하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학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은 늘 변하고 갖춰있는 경우는 없다. 그럴 때마다 내게 필요한 것은 구성에 대한 불만보다 이것을 해쳐나가는 능력이자, 임기응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태도를 배우기로 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449

https://brunch.co.kr/@lemontia/38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