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탓을 하지 말란 말을 많이 듣는다. 어릴 때는 이 말을 그냥 맹목적으로 들었었다. 그래서 남 탓을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태도를 가져오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계속 듣다 보니 혼자서 지레짐작했던 것이, 남 탓을 하게 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안 좋아지니까 그런 건가 싶었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남 탓을 한다는 것은 책임감을 이양한다는 의미다. 즉 나는 그것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단순히 마음을 편히하자고 하는게 아니다. 책임을 이양하면서 그에 따른 속박에서 해방되기에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책임을 지는 일은 피곤한 일일 뿐이고, 책임 없이 적당히 다니는 게 좋다고. 그러나 큰 일을 할수록, 지켜야 할 것이 많을수록 책임감은 커진다. 즉 우리는 결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책임에 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아니 꽤 좋은 전략이다. 어차피 맞을 매라면 빨리 맞으면서 적응하고 학습하는 게 멀리 보면 더 좋기 때문이다. 책임을 회피해서 얻는 편안함보다 체력이 좋을 때 빨리 맞고 회복해서 능력치를 올리는 게 더 나은 전략이란 뜻이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온다. 책임회피 전략을 쓰던 사람은 기회마저도 회피해버린다. 그 순간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번에도 잘 넘어갔다고 스스로 다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중에 그것이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을때 후회가 될지도 모른다. 기회를 더 많이 부딪히기 위해 책임지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책임감을 기른다는 것은 그물망을 더 넓게 치는 것과 같다.
나는 내 실패를 내가 처한 환경과 상황 탓으로 돌렸다. 성공하려면 환경과 상황, 흐름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내 것으로 만들기는커녕 그것들은 언제나 ‘내가 할 수 없는 이유’의 훌륭한 구실이 되어주었다. 어떤 일에 성공하려면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변화·개선시킬 의지가 없었다. 주변 환경과 조건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그것들을 내 쪽으로 끌어당겨서는 안 된다. 내가 그쪽으로 갈 줄 알아야 한다. 산을 옮기려면 내가 산으로 가야 한다. 산이 내게 와주는 경우는 없다. - <멘탈의 연금술>
이제야 알겠다. 왜 다른 사람 탓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책임을 질 수 있다면 기꺼이 회피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명확한 행동이자 삶의 습관으로 길들여진다. 길들여진 습관은 반드시 큰 실수를 불러오거나 기회를 놓아버린다.
기회는 준비된자에게 온다. 준비된 자에게 오는 이유는, 사실은 기회가 똑같이 왔더라도 준비가 되지 않아 그냥 보내버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는 기회를 꽉 잡고 싶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기회를 기꺼이 잡을 실력, 그리고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둘 중 하나라도 없다면 기회는 스쳐지나간다. 어쩌다 운 좋게 기회가 왔다 하더라도 금세 놓아버리게 된다.
그러니 남 탓을 하지 말자. 그리고 회피보다 책임지는 삶을 살자. 진정 인생을 변화하고 싶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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