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Nov 01. 2021

저축하지 못하는 이유

저축하는 게 중요할까? 요즘처럼 자산이 크게 오른 시기엔 내가 얼마를 벌든, 얼마나 모으든 별로 중요해 보이진 않는다. 실물과 벌이의 갭은 크고, 푼돈은 아무리 모아도 푼돈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저축을 포기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것보다 나의 삶을 즐기면서 사는 게 훨씬 가치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런 상태에서 저축이란 열정 페이와 같은 취급이며 해봤자 의미 없는 것이라 치부되어 버린다.


수중이 돈이 남아 있으면 반드시 쓰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진 않아도, 필요한 물건 또는 필요해 보이는 물건을 쉽게 구매하게 된다. 어쨌든 돈도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매를 하지 않는 게 의아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필요해 보이는 물건을 구매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물건을 고를 때도 이것이 당장 필요하진 않을 수 있지만 미래에는 쓸 수 있다는 생각에 미리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말 쓸지 안 쓸지는 상황이 돼봐야 한다. 썼던 물건을 바꿀 때도 마찬가지다. 특별히 이상 있는 건 아니지만 바꿔보고 싶다, 혹은 바꾸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든 핸드폰이든 신상품으로 구매 교체한다.


수중에 돈이 부족하면 몰라도 넉넉한 상태라면 '사볼까?'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쉽게 구매하곤 한다. 그렇게 하나둘 사다 보면 저축할 돈은 줄어든다. 즉 저축하고 싶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또는 '사볼까?'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거절하는 법부터 키워야 한다.


무작정 소비를 줄이겠다고 해서 줄여지는 게 아니다. 살까 말까 하는 것을 사지 않는 노력보다 무의식적으로 사는 것을 우선 줄여야 한다. 이미 충분히 고민해서 사는 것은 어느 정도 필터링이 된다. 산다는 행위 자체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 정도 고민까지 하고 결정한 거라면 대부분 필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혹은 자기 합리화나).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사는 것들은 구매행위나 동기도 알지 못하고, 어떤 필요에 의해 샀는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어느새 집에 택배 상자만 가득 쌓인다.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자연스레 체화되어 있지 않다면 이런 소비부터 줄여야 한다. 아무리 돈을 아끼겠다고 생각하더라도, 나도 모르게 나가는 돈이 많으면 저축할 돈은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지출계획서 같은 것이라도 작성해야 한다. 신용카드 같은 현재 얼마나 썼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지 못하는 것일수록 돈이 더 잘 새어나간다. 쓴 돈의 합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경각심이 일어나겠지만, 보지 않으면 '이번 달은 적게 쓰지 않았을까?'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결국 왜 저축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이 명확해야 한다. 이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소비습관이 조금씩 잡힌다 하더라도 금세 돌아가게 된다. 서비스나 적금 만기가 되어 목돈이 들어와도 어느덧 지출을 해버리게 된다. 이미 머릿속에 무엇을 살까, 혹은 무엇을 소비할까 라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경제 강사이자 칼럼니스트인 김경필은 “소비 통제를 하지 않아 저축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뚜렷한 목표가 없고 저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낭비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방향성과 목표가 없기 때문에 적금이 만기가 될 쯤 괜히 백화점에 가보고 싶고, 차를 바꾸고 싶고, 갑자기 주변 사람들을 챙긴다는 핑계로 이것저것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만의 경제적인 목표가 생기면 소비 이전에 저축을 하고,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 <인생은 실전이다>


목표가 없으면 방향성이 잘 잡히지 않는 법이다. 때문에 저축해야 할 목표가 있어야 지출을 잡고 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축을 왜 해야 하는 걸까? 사람마다 이유는 있겠지만 아마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다. 마치 소비가 삶을 더 잘 사는 거라고 말하는 듯 하지만 실상은 모아둔 돈이 없으면 필요한 것을 제때 살 수 없다.


때문에 나만의 저축목표를 세우길 권장한다. 그리고 티끌모아 티끌이라며 낙담하지 않길 바란다. 뭐든 시작은 작지만 그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커지면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뭐든 그렇지만 저축 역시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604

https://brunch.co.kr/@lemontia/400


매거진의 이전글 목표를 잘 설정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