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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an 28. 2022

기록에 진지해야 하는 이유

자기 PR(public relation) 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다녔다는 타이틀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이제는 개개인의 성과에 좀 더 집중하는 시대가 왔다. 여전히 좋은 대학, 직장을 다녔던 경력은 중요하다. 적어도 그곳을 통과하기 위한 노력과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곳을 나와도 실력이 형편없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점점 타이틀과 함께 그 사람의 기록을 보기 시작했다. 어떤 곳은 타이틀을 모두 배제하고 기록만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기록이란 무엇을 써야 하는 걸까?


기록은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남이 쓰라고 해서 쓴 기록과 자발적으로 나를 드러내는 기록이 그렇다. 전자의 대표적 예는 직장상사가 시켜서 써야 하는 보고서나 업무일지 등이다. 그리고 후자는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활용을 통한 기록이다. 전자는 조직을 위해 작성된 글인데 반해 후자는 나를 위해 작성된 글이다. 그리고 자기 PR시대에 중요한 것은 후자, 즉 나에 대한 기록이다.


나를 기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씻고 회사를 출근한다.'와 같은 기록이 있는가 하면, 특정 목적을 가지고 쓰는 글이 있다. 당연하게도 후자쪽을 추천한다. 가령 내 경우 IT 쪽 일을 하고 있는데, 기술 블로그라고 하여 기술을 정리하는 블로그가 있다. 여기에는 내가 배운 것, 실무에 써먹는 것 등을 적당히 버무려 글을 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것이 이력서에 적어놓으면 반드시 언급이 된다는 점, 그리고 누군가는 들어가 본다는 점이다. 왜 보는 걸까? 내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보여주기 식 기록을 하지 않는지 검토해보기 위해서다. 반대로 기술 블로그라고 자기어필란에 썼지만 막상 블로그에 들어가면 인터넷 강의를 짧은 글로 요약해 그대로 올리는 사람이 있다. 보여주기 식인 샘이다.


때문에 기록은 어느 정도 목적과 진정성이 담긴 글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그런 충분한 노력을 들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높게 산다. 오랜 기간 동안 했던 분야가 무엇이고 무엇을 중점적으로 두고 보는지 확인할 수도 있으며 이해관계가 맞다면 의뢰까지 들어온다. 이처럼 기록이라는 것은 내가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신뢰감을 준다.


이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내 의지와 그 표상을 기록하는 것이죠. 따라서 나를 드러내는 기록은 주체가 나여야 합니다. ‘김 과장, 보고서 다 썼나?’ 해서 써내는 건 내 기록이 아니에요. 시켜서 하는 거니까요. 내 의미를 담으려면 내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발점을 찍고, 조금씩 확장해가고, 그것을 기반으로 수련하고, 결과에 대해 오롯이 책임지고, 내 이름이 쓰이게 될 때 나를 표현하는 기록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만약 내 속에서 우러나서 썼다면 회사 보고서도 내 기록이 될 수 있겠죠. - <그냥 하지 말라>


기록은 단순히 글자 채우기가 아니다. 나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오히려 무언가를 공부하고 있다는 행위 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게 바로 기록이다. 때문에 무엇을 기록할지, 그 기록을 통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인지 심사숙고하여 결정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다 심도 있게 한다는 측면으로 접근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나를 위한 기록을 해야 하는 것이지 형식상 기록, 보여주기 식 기록은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다.


기록이란 성실감과 신뢰감을 준다. 그러니 나의 몸값을 올리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 당장 기록을 시작해보자. 그게 차츰 쌓이다 보면 좋은 기회와 보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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