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한가지 습관이 있는데 급한게 아니라면 답장을 미루는 습관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전에 잘못된 대답을 하게되어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되면서 한번 더 생각하자는 취지에 답장을 한템포 쉬고 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또는 잘못 대답해서 상대방에게 흠이 잡힐까봐 하는 것, 혹은 다른 정보를 전달해서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것 등 몇가지 이유도 한몫 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이게 좋은줄 알았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 그로인해 실수가 줄고 일을 번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랬다.
그러다보니 답변할 수 있는 것에도 미루곤 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깜박하거나 혹은 어느순간 일이 몰리면 급하게 결정해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느 노트에다 적어놓고 하기도 했는데, 노트에는 할일만 늘어나고 정작 줄어드는게 없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신경써야하는 문제도 있었다. 가장 안좋은 것은 나로 인해 상대방 역시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혹은 그로인해 신뢰가 깨지는 점이었다.
답장을 미루는 것은 해야할일을 미루는 것과 같다. 미룬 것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 그 시기는 늦든 빠르든 언젠가 반드시 오며, 한번에 터지게 될때는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진행되곤 한다.
그리고 미룬다고 반드시 좋은 대안을 떠올린다는 보장도 없었다. 때론 너무 많은 정보습득으로 인해 결정이 힘들기도 했다. 그로인해 미루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론을 도출한다는 믿음이 깨졌다.
때문에 답장할 수 있는 것은 즉각 하려고 한다. 의사결정이 미뤄짐으로써 어떤 영향이 일어나는지를 보다 빠르게 판단하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뤄야할 일이라면 다음 일정을 미리 정하고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참고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출 것이기 떄문이다.
메일이나 문자, 카톡을 보내면 응답이 하세월인 분들이 있다. 나는 누군가가 메일, 문자, 카톡 등을 보내면 어차피 답할 사항이라면 가능한 보는 즉시 한다. 그 이유는 답변을 미루면 나중에 기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다가 자칫 답변을 놓치면 오해를 받는다. 그러므로 즉시 대응한다. - <일의 격>
미루는 것도 습관이 된다. 미뤄서 받는 악영향보다는 빠르게 결정하여 받는 피드백이 더 유용할때도 있다. 모든 사항이 하나의 방법으로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미루게 됨으로써 오는 불이익에 대해 보다 명확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빨리 끝내자. 그래야 쉴때도 마음편히 쉴 수 있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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