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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r 16. 2022

학습하려는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무언가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면 기술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당장 채용시장만 봐도 기술이 없는 사람을 뽑아서 가르치는 것보단 익힌 사람을 데려다 쓰는 게 유리하며 다음 단계를 가르치는데도 수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옆집 친구보다 변호사에게 의뢰해야 하는 것처럼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학원을 다니고 공부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매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학원을 다니며 배운다. 그러나 막상 그 수많은 사람 중에 정작 일터에서 써먹는 사람은 적다. 이는 한 가지가 부재해서 그렇다. 바로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다. 기술을 배워 취업을 하겠다라고 한다면 이는 반쪽짜리 목표다. 취업이라는 게 기술을 배운다고 무조건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기술이 아닌 다른 직군으로 지원하면 된다. 그래서 학원에서 IT기술을 배운 사람이 막상 취업하고 나서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적성이 안맞는다는 이유가 대다수였다.


내 경우도 이런 무분별한 학습을 할 때가 있었다. 바로 책을 읽을 때다. 책 읽는 것을 강조하는 내가 그런 말을 하는 이유는 책을 보는 것도 명확한 목표와 목적의식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고 보는 것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책을 읽기만 하고 다녔다. 매 주말마다 아침 7시까지 도서관에 가서 오후 5시까지 책을 읽고 나왔으며 평일에도 퇴근 후 7시부터 10시까지 책을 읽었다. 그때의 나는 책 읽은 권수에 집착했던 거 같다. 당시 목표가 100일 동안 100권을 보는 것이 기억난다.


당시의 목표는 달성했다. 100일 동안 100권의 책을 읽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그로 인해 내 인생이 변할 거야 라는 기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책을 빨리 읽는 것과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꾸는 것은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당시엔 알지 못했다. 그때는 빨리 볼 수 있는 책을 더 선호했고, 무분별하게 읽어서 장르도 정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교양을 늘린다는 면에서 도움은 되었다. 그 부분은 지금도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당시 책을 단순히 100권 읽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학습하고자 하는 목적과 그에 부합하는 100권을 선정하여 읽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기술은 프락시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영어를 잘한다거나 프로그래밍을 잘한다는 것은 가치가 있습니다. 나아가 무엇을 위해서 그 기술이 필요한지, 어떤 성과와 결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목적을 잊고 기술 단련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죠. 기술이 향상되면 성취감이 있으니 그날의 불안이 해소되는 겁니다. - <일을 잘한다는 것>


한참이 지난 뒤에야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분야의 책을 다양하게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대한 목적에 맞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독서 기준을 정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전과는 책을 통한 흡수력이 달라졌다. 만약 이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순간 끌리는 책을 읽으면 자기 위로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학습한다는 것, 그로 인해 스스로 향상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달콤하다. 뿌듯하고, 자존감도 높아진다. 그래서 더 스스로의 눈을 가린다. '잘하고 있는데'라는 합리 화적 생각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마치 눈을 갈리고 달리는 말과 같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술을 배우고 학습하는 게 아니다. 그로 인해 무엇을 이룰 것인지를 보고 달려야 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학습하는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것을 혼용하여 잘못된 방법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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