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이 되기 전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에 성공했다. 아침의 고요한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한 대답은 바로 책을 보는 것이었다. 일찍 일어나기 + 책 보기 조합은 자기 계발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졸려했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책을 본 기억이 난다. 책을 읽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책을 본다는 게 내게는 호기심 왕성한 상태로 활동할 수 있는 건 아닌 듯하다. 그래서 종종 다시 졸기도 했다. 누군가는 내 그런 모습을 보고 아침에 더 자면 되지 왜 그러냐는 말을 하곤 했다. 그래도 그건 차이가 있었다. 그건 졸려서 잤다기보다는 뇌가 졸려했기 때문이지 잠이 부족한 건 아니었다. 전날 충분히 일찍 잠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아침에는 좀 더 활동적인 것을 하기로 했다. 가령 머리를 써야지만 나오는 output들, 예를 들어 전날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푼다거나, 글을 쓴다거나 등 머리를 가만두지 않는 일을 하다 보니 잠이 깼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생산적인걸 해야 해'라는 압박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방식이나 취지는 나쁘지 않으나 내 몸은 그것을 맞추는데 최적화되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꽤 오랜시간동안 적응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아침에 잠이 깰만한 가장 확실한 행동들을 한다.
'A 이니까 B를 해야 해'라는 공식은 의외로 효율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 모르는 분야, 익숙지 않은 분야에서는 그런 말을 별 의심없이 믿게 된다. 하지만 그게 내게 맞는 옷이 아니란 걸 스스로 알아차려야 내게 맞는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조금 해보고 '이건 나와 맞지 않아'라며 지레 포기해 버린다면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내게 맞는 옷을 입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내 치수에 맞지 않은 옷은 거추장스럽고 멋도 나지 않는다. 내게 맞는 것을 찾고 적응하고 효율을 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성장한다. 남이 하던 성공방정식, 좋은말들이 반드시 내게 맞는 건 아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495
https://brunch.co.kr/@lemontia/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