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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r 17. 2022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타인과의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고 교육받으며 컸다. 그 말의 무게가 어릴 적은 잘 몰랐는데 요즘은 크게 공감하는 바다. 누군가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인생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그 무엇이다. 때문에 결코 허투루 취급할 수 없고,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반드시 지켜야 할 요소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요소기도 하다. 식당에 예약했는데 당일 가보니 예약이 되지 않아 받을 수 없다고 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만남 약속조차도 그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상대에게 실망하는 감정이 안 생길 수 없다. 역지사지란 말이 있듯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약속이 안 지켜졌을 때 불쾌감이나 불편함은 크다.


우리는 수많은 약속을 한다. 당장 누군가를 만나기로 한 것부터도 약속이 생긴다. 그런데 이런 친구들 꼭 있다. 약속시간에 10~20분, 심할 때는 1시간씩 늦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는 것은 친밀도에 따라 그 감정을 누그러뜨리거나 없애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저 참는다. 그러나 불편한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누그러지는 것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약속을 잘 지키면 애초에 그런 감정이 쌓일 이유조차 없다. 오히려 상대방은 나를 더 신뢰하고 호감을 보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나 자신에게로 옮겨보자.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 실망하게 되고, 강도에 따라 무기력에 빠지곤 한다. 매일 운동하겠다고 결심했지만 벌써 10일째 빼먹고 있다던가, 새해 영어공부를 꼭 하겠다고 굳게 결심했지만 60일째 펴지 않은 영어책 등 이런 것들은 나와의 약속을 어긴 것들이다. 그럴수록 자존감도 떨어지고 무기력이 학습된다. 마침내는 뭘 해도 안된다는 비관적인 관점만 남는다.


친밀도에 따라 약속을 어기는 정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럼 내가 가장 친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을 어기는데 합리화를 잘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 약속이 정말 중요한 약속, 예를 들어 취준생 입장에서 면접 약속과 같은 거라면 10~20분 늦게 갈까? 그러고 나서 '에이 이런 거야 괜찮잖아?'라며 자기 위로하게 될까? 아니면 스스로를 자책, 비난하게 될까? 그러나 나와의 약속은 그게 된다. 그게 아무리 큰일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된다. 자기 보호 기재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진짜 문제다.


어릴 적부터 타인과의 약속은 잘 지키란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스스로와의 약속을 잘 지키라는 말을 들은 적은 적은 거 같다. 다만 비슷한 말로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을 잘 해내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행태로만 보면 둘 다 비슷할지 몰라도, 단어가 다르니 서로 와닿는 게 다르다. 만약 어릴 때 다른 건 몰라도 네가 너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만큼은 잘 지키란 말을 들었다면 내 인생에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거라 생각한다.


약속이란 신뢰의 첫걸음이다. 내가 나 자신을 믿는 것도 신뢰의 한 부분인데,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킬 노력을 해야 한다. 어쩌면 목숨걸고 지켜야 할 것인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수시로 약속을 어기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면 자기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설령 매일 자기 계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책을 보고 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번 주 나와의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켜냈는가 지키지 못한 것이 있다면 정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었는가 한번 둘러보자.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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