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었던 책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는 기술과 감각을 나눈다. 기술이란 엑셀을 다루는 것, 인스타그램을 다루는 것, 개발자가 개발을 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리고 감각이란 딱 집어낼 순 없지만 보이지 않는 스킬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예를 들어 똑같은 툴을 사용하는데 누군가 더 성과가 좋다던가, 일을 더 잘 마무리한다는 것 등을 말한다. 아마 일을 해본 사람, 혹은 조별과제를 해봤다면 이 말이 어떤 느낌인지 알거라 생각한다.
저자는 기술에 대해 '보여줄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것이 기술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영어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토익점수를 보이거나, 개발자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무언가 척척 만들어내는 걸 말한다. 보인다는 것은 측정이 가능하단 뜻이다. 즉 상대방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기술이라고 말한다. 또한 기술은 노력한 만큼 점수를 받는다는 말을 한다. 토익 공부를 더 많이 할수록 토익 점수가 올라간다. 개발을 많이 할수록 개발 실력이 좋아진다. 이러한 성과들은 기술 영역에 해당한다.
반대로 저자가 말하는 감각은 노력과 성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것,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수익이 더 나아지지 않는 것은 이런것들이 감각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감각이 예술영역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래서 감각이 좋은 사람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바로 보고 해결에 나선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을 보며 노력을 잘못한 것은 아닐까 반성하곤 한다.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선별하는 것 역시 감각의 영역에 속하는 거 같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지처에 널려 있지만 진짜 필요한 문제점을 찾아서 해결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기 때문이다. 이는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핵심은 새로운 문제 설정이란 감각과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겁니다.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보면 이미 해결 과잉 상태지만,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보이는 거죠. - <일을 잘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불필요한 것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당시에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참 뒤 결과가 나온 다음에야 '이것부터 처리했어야 했는데'라고 반성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어떨 때는 원천적 문제를 잘못 파악하여 처음으로 되돌아간 경험도 많다. 이렇게 보면 감각이라는 게 중요한 건 알겠는데,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걸까?
기술을 연마한다고 해서 감각이 길러지는 건 아니다. 감각은 보고 듣는 모든 것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때문에 감각을 키우고 싶다면 그런 느낌이 자주 들 수 있는 환경에 있어야 좋다.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을 찾는 태도가 어찌 보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더 잘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이전까지 사용되지 않은 방법, 새로운 것을 찾는 것과 닮았다. 때문에 감각을 일깨울 수밖에 없다. 누군가 정해놓은 기준 혹은 방법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더 잘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얻는 경험들이 감각을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교양을 늘리는 것이다.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교양이란 쓰지 않을 지식을 익히는 게 아니라, 언젠가 쓸지 모를 것을 미리 봐 두는 것에 가깝다. 다양한 경험치와 선택사항을 쌓아둘수록 유동적으로 문제를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가진 패가 많으냐 적으냐와 닮았다. 가진 패가 많을수록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남다르다. 반대로 패가 작을수록 가진 패에 몰두하거나 집착하게 된다. 시야가 좁아진다는 말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봉협상때 나만의 베트나(협상이 결렬되었을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 즉 대체가능한 것이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다른 회사에 최종 합격까지 받고 연봉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기존 회사에 연봉협상을 접하는 것과,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연봉협상을 임하는 것은 제시할 수 있는 수준이 전혀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교양을 배우는 것도 반드시 좋다고 할 순 없다. 뾰족한 나의 무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무기를 중점으로 교양을 붙이도록 해야 한다. 즉 학습하는 것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하나의 기준점을 갖고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어떤 기준점도 없이 다양한 것을 학습하는 것은 대부분 잊힌다.
그러니 감각을 키우기 위해 2가지를 집중해보자. 나를 지탱해줄 단단한 기준점을 하나 세워 노력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것을 보고 경험하여 폭넓게 생각할 줄 아는 것이다. 두가지를 맞물리도록 해야 진짜 감각이 키워진다.
다시 강조하지만 일하는 감각을 직접적으로 키우는 교본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감각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재능이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감각은, 키울 수는 없지만 ‘자라난다’. 감각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이며, 누가 단련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되는 것이다. - <일을 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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