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잘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재능이 있어서 그렇다는 말을 듣는다. 내 경우 20대에는 게임에 재능이 있다고(잘한다기 보단 게임을 통해 돈 버는 재주) 들었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개발자에 재능이 있는 거 같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특히 개발자로서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들을 때는 더욱 그랬다. 처음부터 프로그래밍을 잘한 것도 아니었고, 내 기억에 나는 개발할 때마다 고생한 기억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능이라는 말은 참 편하다. 누군가 잘할 때 재능이 있다는 말 하나로 모든 게 다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능이 있다는 말은 벽을 만든다. 상대방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면 '나는 재능이 없는 걸까?'라며 생각하다가 다른 데로 눈을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재능을 천부적인 것으로 치부하기에 어차피 내게 없는 재능이라면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혹 누군가는 노력도 재능이라고 얘기하는데 이것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노력할 수 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능이라고 불릴만한 것은 사실 나중에 밝혀지는 것이다. 처음부터 재능이 있다고 판별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만약 그렇다 한다면 어릴 때부터 조기 교육하던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끝까지 연결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즉 재능이라는 것보단 처음에 두각을 드러낼 정도로 잘하는 것만 있을 뿐이다. 결국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가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끈기와 노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재능이란 나중에서야 스스로 깨닫는 것이죠. 한마디로 말해 아까 말한 사후성이 높습니다 - <일을 잘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저 사람은 재능이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 사람이 어느 정도 업적을 달성한 이후라 볼 수 있다. 즉 재능은 발견되는 게 아니라 드러내는 것이다. 때문에 재능은 선천적인 게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다. 꾸준한 노력과 열정, 그리고 방향성이 맞아 실력이 드러나면서 불리는 것 중 하나일 뿐이다.
정해진 것 따윈 적어도 인간의 가능성에선 통용되지 않으며 마음먹기에 달려있음을, 언제나 인간은 성장할 수 있고 스스로 역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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