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세우는 건 중요하다. 동시에 목표를 세우는 건 위험하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아도 여기에는 약간 다른 뉘앙스가 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목표를 잡아보자. 그럼 당장 떠오르는 문구는 10kg 감량일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의 목표 설정은 문제가 있다. 성공 아니면 실패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3kg만 뺏다면 그것은 실패일까 성공일까? 엄연한 구분하면 실패일 것이다. 그러나 목표에는 실패했더라도 부분적으로는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목표로만 이야기한다면 흑백논리로만 보는 함정에 빠진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방금의 사례에서 10kg 감량을 목표로 하기보다 올바른 식습관을 만들겠다고 시스템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시스템적으로 계획하면 좋은 점이 무엇일까? 목표에 정확하게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 목표 달성은 결과가 나오는 날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적 사고는 조금씩이라도 적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만족감을 얻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수학시험에 100점을 맞는다는 말보다는, 매일 수학 문제 5개를 풀어본다는 시스템적 사고가 달성률과 만족도가 높다.
올바른 시스템을 잘 타고 있다면 목표 수치보다 훨씬 큰 효과를 노려볼 수도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목표 지향적이라면 딱 그 수준의 노력만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공무원 시험을 공부하던 한 지인은 70점을 넘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었는데, 매년 조금씩 올라가는 시험 수준 때문인지 70점을 아슬아슬하게 넘기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70점만 넘기겠다는 목표로 공부하진 않았겠지만, 그 점수가 어느 정도 앵커링 효과를 일으켰을 거라 생각한다.
차라리 만점을 목표로 했다면, 또는 그 이상을 목표로 했다면 어땠을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니까 좋았다는 말의 이면에는 100점짜리 시험을 보는 게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위해 달리는 것이다. 그 가치는 100점짜리, 10kg감량 같은 목표가 아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시스템적으로 일했다는 것이다.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스티븐 킹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썼다. 유명한 축구선수들 역시 정해진 시간에 연습을 한다. 시스템적으로 수행하면서 그 가치를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목표 지향적인 사람은 아무리 잘해도 목표를 달성하기 이전에는 실패 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영원한 실패의 늪에 빠져 살아야 한다. 시스템 지향적인 사람은 자신이 의도한 바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시스템을 적용할 때마다 성공한다. 목표 지향적인 사람은 시도할 때마다 좌절감과 싸워야 한다. 시스템 지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시스템을 적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개인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시스템과 목표에는 큰 차이가 있다. - <더 시스템>
그렇다고 해서 목표적인 것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목표는 지금 수준에서 몇 단계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지표다.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명확히 아는것은 자기를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목표를 잡고 수행할 때 고려되어야 할 것중에는 단순 수치 뿐 아니라 시스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 중에 시스템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이것은 다른 말로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미래에 연결된다는 것과 비슷하다. 시스템을 잘 가꾸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선택, 더 좋은 기회들이 몰려온다. 그래서 목표와 시스템적 사고는 동시에, 그리고 상호 유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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