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읽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가? 나는 그런 경험을 자주 한 편이다.
책이 좋다는 건 알겠고 그래서 적지 않은 시간을 책 읽는데 쏟아부은 적이 있다. 주말 2일 동안 동네 독서실에 아침 일찍 가서 6시 혹은 9시까지 있다든가, 연휴 동안 카페에 10시간 이상 앉아 책을 읽는다든가, 퇴근하고 나면 카페에 출근하여 책을 읽는 등 많은 시간을 책에 쏟아부은 적이 있다.
초반에는 분명 효과가 있었다.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금세 이해되었고 그에 따른 대답도 잘 나온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수준이 넘어가니 더 이상 성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도 책을 계속 읽었다.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그때의 나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바로 아웃풋을 늘리라고 할 것이다. 아웃풋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요약을 정리해서 블로그나 노트에 적어두는 것이다.
당시에는 글을 하나 쓰더라도 잘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신중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압박은 오히려 글을 못쓰게 가로막았다. 압박의 상황에서 선택한 것이 회피였다. 주말에 한 번에 잘 쓰면 되지, 나중에 좀 더 글 실력이 좋아지면 써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런 순간은 영영 오지 않았다.
아웃풋은 트레이닝의 영역이다. 각 잡고 열심히 쓴다면 1번은 잘 쓸 수 있다. 운이 좋아 몇 번 더 잘 쓸 순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을 아무렇지 않게 뽑아낼 수 있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훈련에 가장 좋은 것은 많이 써보는 것이다.
아웃풋은 적고 인풋만 많아지다 보니 머릿속에 들은 건 많아지는데 반해 정리되는 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정말 필요한 순간에 꺼내 쓰는 게 불가능했다. 머릿속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이유는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인데, 오히려 과한 인풋으로 인해 시간을 뺏기며 선택을 위해 정제하는 시간을 소홀히 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풋 과잉/아웃풋 부족’에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공부하면서도 성장하지 못하는’ 최대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풋과 아웃풋의 황금 비율은 3 대 7입니다. 그러니 인풋의 2배에 가까운 시간을 아웃풋에 쓰도록 합시다. - 아웃풋 트레이닝
정말로 변하고 싶다면 인풋보다 아웃풋이 많아야 한다. 아웃풋이 있어야 피드백 받을 수 있고, 피드백으로 통해 다음 방향을 설정하는데 발생할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아웃풋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하며, 그 과정들을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웃풋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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