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경우는 경청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상대방이 잘못된 정보를 말하거나 하면 답답해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주는게 중요하다 생각한 적이 있었다. 상대방을 바꿔야겠단 생각보다는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음으로써 상대가 얻을 불이익들을 바로 잡길 희망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배부른 사람에게 밥상을 차려주는게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상대방은 자신의 지식이 궁금하여 나에게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는걸 한참 후에나 깨달았다.
경청이 어려운 이유는 이리저리 날뛰는 나의 마음을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답답함이나 잘못된 것을 고쳐주고 싶어하는 감정을 누르고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봐야한다.
그럼 이런 질문이 들 것이다. 틀린정보라도 왜 듣고 있어야 할까?
아마 당시에 나는 이 질문에 답을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규정지었던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답답함을 느끼고 바로 잡아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거 같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고 나서부터는 이전보다 경청하는 태도가 한결 나아졌다.
경청을 잘하려면 설혹 상대가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것 같더라도 비록 틀린 정보일지라도 그 속에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고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는 '틀린 정보'는 있을지언정 '필요 없는 정보'는 없다 - <언바운드>
정보는 틀릴 수 있다. 그러나 그 틀린정보를 갖게 된 계기, 상대방의 사고방식이나 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그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경청이 좋은 이유는 이런 정보를 아무런 댓가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맞고 틀림보다는 인사이트를 위해 수집하는 용도라고 생각하니 경청하는 태도가 이전보다 한결 나아졌다.
정보는 항상 맞고 틀린것이 공존한다. 게다가 어떨때는 맞았던 정보가 상황이 변화면서 틀린 정보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정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낸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재료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야 말로 진짜로 내가 해내야 하는 일이다. 맞는 정보를 듣기위해 골라내는 것보다 정보 중 나에게 맞고 필요한 것을 판별하는게 훨씬 중요하다 볼 수 있다. 즉 해석하는 건 나의 영역이며, 이 영역을 굳이 경청하는 단계에서 끌고올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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