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결정권이란....
혼자 사는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 모든 것의
결정권을 내가 쥐고 있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지 않는 법규 내에서는 스스로
결정하고, 또 그에 따른 책임도 내가 지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제 퇴근을 하면서 요즘 넷플릭스에서
핫하다는' 더 글로리'부터 '나는 신이다'까지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나는 그 두 핫한
콘텐츠를 아직 보지 않았다고 하면서
두 개를 다 봤다는 친구에게 추천하냐고 묻자
'더 글로리는 봐도 괜찮지만, 나는 '신이다는
잔인성과 선정성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거 같다', '사람들이 보다가 중간에 더 이상
못 보고 끊는 경우도 있다더라'라고 얘기를
해줬다.
거기다 대고 '너는 내가 보는 거 추천? 비추천?'
이라고 질문을 하고 나서 나는 바로 질문이
너무 유치하단 걸 눈치챘지만 친구도 바로
'it's up to you'라고 장난스레 분위기를
전환시켜 준다.
우문현답이다, 어릴 적에야 부모님이 '뭐는
봐도 되고, 뭐는 안돼'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이제 나는 모든 수위에 콘텐츠를 나 스스로
판단해서 볼 수 있는 나이이고, 볼지/안 볼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심지어 집 사고, 차사고 출근해서 돈도 벌고 등
기타 여러 가지는 혼자서 다 결정하면서 그
다큐하나 볼까? 말까?를 묻는 나 자신이
좀 웃기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세상엔 결정할게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기도 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어려운 결정을 할 때나,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결정할 일이 생기면 그래도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친구나 지인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좀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결정할 때는 결혼한
친구들의 조언이 요기 나게 도움이 된다.
특히 국간장과 진간장은 몇 번을 들어도
들어도 헷갈리고 뭐가 다른 지도
아직까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리고 요리도 잘 해먹지도 않는 혼자 사는
집에서 간장을 두 병씩이나 사다 놓기가 그래서
매번 진간장 하나만을 사놓고 가끔 국을
끓일 때도 그걸 넣게 되면 맛은 진짜 없다.
그래놓고 또 내가 하면 왜 이렇게 맛이 없냐고..
얘기를 하면 간장 때문이라고 꼭 맛간장 또는
국간장을 사서 넣으라고 얘기를 해준다. 이렇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나는 결국
우리 집에 제일 작은 사이즈의 국간장과
진간장 두 개를 사다 놓았다. 그런데
두 개가 있어도 가끔은 아무거나 집어넣어
내가 하는 음식이 여전히 맛이 없는 건
매한가지이다, 간장하나까지 신경을
써야 해 하면서 말이다...
사실 혼자 살면서 가장 크게 걱정과 고민을
하게 되는 건 역시 아플 때이다.
병원은 어디로 갈 건지부터 입원하고 나서
관리는 어떻게 할 건지, 퇴원 후의 음식등은
어떻게 해먹을지도 걱정이다, 혼자 살면서
먹는 것도 참 일이고, 큰 스트레스의 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매번 음식을 다 시켜 먹을 수도 없고,
또 시켜 먹는다고 하더라도 아픈 몸으로
그 쓰레기를 감당하는 것도 일이다.
일회용 용기를 씻어 말려 종류별로 분류해서
갖다 버리는 것도 일이다, 까딱하다간 진짜
TV에서나 보던 쓰레기집으로
변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세상은 매 순간 선택과 결정을
강요하고, 우린 또 한 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그른
선택을 피하고자 아주 사소한 부분도 고민하다
보니 뭔가를 결정하는 것이 참 힘들고
스트레스다, 가끔은 그래서 내가 결정장애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위에 말한 거처럼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아무튼 요즘 같은 세상에 내가 가장 잘
선택한 것은 학폭 안한거랑 이단종교
집단에 빠지지 않은 걸로 하자, 앞으로도
힘들지만 언제나 고민하고 신중히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