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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인도여행기는 각본 없는 리얼관찰 예능인지..

궁금...

by Lena Cho

어제 우연찮게 TV를 켰다가, 기안84라는

방송인이자, 웹툰작가인 기안84가

혼자서 인도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가끔 보면서 특이하다(?)를 넘어 기이하다

라고까지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인지라

그의 인도여행이 궁금해서 끝까지 TV

프로그램을 시청하였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끝나고, TV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그가 인도의

바라나시란 도시의 갠지스 강에서

현지인이 희뿌연 그 강물을 먹는 걸 보면서

그도 따라서 먹는 모습이 계속 잔상에

떠돌면서 그동안의 나의 여행도

떠 올려보게 됐다.


보통 사람에 비해 해외여행을

적게 한 편은 아니지만 내가 여행을

하면서 저런 모습으로 여행을 한 번이라도

했던 적이 있었을까? 란 생각과 함께,

내가 저 사람이라면 과연 저 물을

먹었을까?! 얼마를 준다고 하면

먹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다.


아마 나는 지금 생각으론 아주 커다란

금액을 준다고 했어도, 내 앞에

수십대의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다

하더라도 나는 아마 그 강물을 먹지

못했을 거 같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고, 그러니

당연히 여행방식도 누구나 다를 테니,

누가 맞다, 틀리다를 논할 순 없지만 그냥

그가 현지인을 배려하면서 여행 하루 만에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답게, 여행하는

모습이 모두 방송을 위해 꾸며진 각본처럼

보이진 않았다.


거기다 갠지스 강에 온몸을 푹 담그고

현지인들과 강에서 수영을 하는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고, 인도의 길거리 음식을

아무렇지 않게 길바닥에 앉아 먹는 모습도

지금까지 나와의 여행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예전에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막연히 나도 인도여행을 한 번 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가 여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 가길 잘했다란 안도감이 절로

들었다.


사실 나는 여행을 가도 현지 길거리

음식을 잘 사 먹지 않는다, 내가 갔던 곳이

유럽이나 미국 일본 외에 동남아는 방콕,

푸껫, 싱가포르, 자카르타, 홍콩, 마카오, 다낭

정도이지만 동남아시아를 가서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 먹은 적은 한 번도 없는 거 같다.


꼭 그 나라를 갔다 해서 길거리 음식을

사 먹을 필요도, 그 나라 현지식만을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의

해외여행지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여행하고

싶었고, 그래서 길거리 음식을 함부로(?)

사 먹지 않는 것도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보통 길거리 음식이 그렇게 위생적으로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뭐 그렇다고 식당 안에서 먹는 음식도

다 위생적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예전에 뭐 그 식당만 그랬을 수도 있는데,

취리히 어느 바에서 맥주를 마신적이

있었는데 거긴 오픈된 바 테이블에서

맥주를 잔에 직접 따라 주는 곳이었는데,

서버가 손님이 떠난 테이블에 잔을

수거해서 그 맥주를 따르는 곳으로

갖다 주면, 그냥 거기 이미 담긴 물에

수거해 간 모든 컵을 같은 물에 한 번

담갔다가 뺀 후, 그것을 마른행주로

한 번 닦고 그 잔에 다시 맥주가 담겨

손님한테 나가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기 전까진 그곳에서

맥주와 사랑에 빠지다시피 해서

1일 2~3 펍 정도를 다니며 맥주를

마셨던 거 같은데, 그 광경(?)을 보고

나서는 선뜻 바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멀리 여행까지 가서 뭘 그렇게 따지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모르면 모를까

그 모습을 보면 맥주맛이 뚝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이럴 때 나야 혼자 갔으니

더 이상 바에서 맥주를 안 마셔도 그만

이지만, 그야 나처럼 혼자 간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을 위해서라도

뭔가 더 해야 하고, 재미를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방송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처럼 여행을 하진 않는 거 같다.


그래서 그의 여행이 더 신선하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걸 다

떠나서 그가 여행지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현지인이 봤을 땐 그들의 문화와

전통이 존중받는 거처럼 보였을 거 같다.


나라도 TV에서 외국인이 한국 와서

김치나 된장찌개 같은 거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는 모습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그래서 그의 모습이 가식반(?),

진담반이라고 해도 나와 아무 상관없는

그의 여행을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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