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은한 삶

왕파리 Fly

블루베리 꽃이 피었습니다.

by Lena Cho

테라스에 식물이 있다 보니 벌레가 거실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날씨가 좋았던 어느 날

거실 창문을 열어 놓으니 커다란 파리 한 마리가

거실 안쪽으로 들어와 갈길을 잃은 불나방처럼

힘찬 날갯짓을 하며 집안 이곳저곳을 휘젓고

날아다녔다.


파리가 나갈 곳을 알 수 있도록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그쪽으로 팔을 휘저었지만 그럴수록

파리는 더 집 안쪽으로 들어와 안방을 찍고

화장실까지 날아 들어갔다, 그러길래 나는 얼른

문을 닫고 외출을 하고 돌아와 보니 그때까지

파리는 회장실에서도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날아다니고 있었고 나는 최후의 방법으로

스프레이 모기약을 뿌리자 파리는 더욱 힘차게

날갯짓을 하더니 서서히 날갯짓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혼자 살면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반갑지 않은 불청객을 만났을 때도

혼자서 벌레와 싸워 결국 벌레 사체까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참 고역이다, 이렇게 만나지

않았더라면 파리는 어딘가에서 남은 여생을

힘찬 날갯짓과 함께 자유롭게 잘 살았을 테지만

우리 집에서 함께 동거하기엔 너무 먼

그대인지라 나는 최후의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고 날씨가 더 더워지면 모기떼와의

전쟁도 벌써부터 걱정이긴 하다.


어느 날은 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사찰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들려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갖고 간 책을 읽고 있는데 날파리가 책에

앉길래 옆으로 살짝 밀어내려고 하는데 어쩌다

그 타이밍이 절묘했는지 벌레가 내 손끝에 눌려

하얀 책에 흔적을 남기고 떠났다, 순간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절에서 살생이라니...


아무튼 나는 벌레와 이렇게 전쟁을 치르면서도

작은 테라스에서 자라나는 나의 반려식물을

포기할 수가 없다, 요 며칠 사이에 날씨가

여름처럼 덥다 보니 식물들이 한창 자라나고 있다.

체리묘목에서 나무가 되어 가는 중

내가 작년에 사 온 그냥 나무 막대기였던

체리묘목은 푸르른 잎을 틔우고 가지를 만들어

가고 있고, 시골 밭에서 가져온 블루베리 나무는

화분에서도 예쁜 꽃망울을 짓고 있다, 거기다

쌈 채소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 어느 날

나의 맛있는 샐러드가 되어 주었다.

이러니 나에게 테라스 농장(?)은 벌레 정도는

감수해야 할 여러 가지 이유가 되는 거 같다.

여러가지 채소들, 요즘 물가도 비싼데 참 다행이다..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고 꽤 예민한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에게 식물은 많은 위로가 되어

준다, 어떤 사람은 불안하고 수많은 걱정들

앞에서도 그것들을 낮춰줄 방법을 찾지 못해

힘들어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나마 그 방법으로

반려식물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날파리와 모기떼가 걱정이긴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다른 얘기긴 하지만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멸망한다고 하고, 심지어 꿀벌들의 개체가 많이

줄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는 환경을

생각하면서 무엇을 하든 그 범위 내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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