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Waving to you 11화

삼발 소스와의 궁합 그리고 로컬 식당

식도락 여행 -2

by LenaMilk

삼발(sambal) 소스와의 궁합 그리고 로컬 식당 기행삼발(sambal) 소스와의 궁합 그리고 로컬 식당

삼발(sambal): 삼발 (Sambal)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스리랑카 지역에서 즐겨 먹는 향신료로 만든 소스이다. 한국의 고추장과 비슷하게 주로 다양한 고추와 후추 종류를 맷돌로 빻아 섞고 다진 양파, 민트, 마늘 그리고 새우로 만든 젓갈, 식초, 소금을 넣고 만들어 매운맛이 난다. 생고추를 빻아 섞어서 먹기도 한다. 다양한 동남아 지역의 음식에 사용되는데 고기 요리나, 볶음밥, 꼬치구이 등에 많이 양념으로 사용되며 식탁 위에 소스 그릇으로 따로 내어놓아서 찍어 먹을 수 있도록 내어 놓는 경우가 많다. (위키피디아 wikipedia)

IMG_2687.JPG 발리 아메드(Armed) 지역에 위치한 식당에서 먹었던 깔끔하고 상쾌한 삼발(sambal) 소스

발리를 여행하고 10일 정도가 지났을 땐가, 그전부터 슬슬 나의 입맛을 돋우던 한국음식들이 심각하게 그리워졌다. 특히, 한우 구이와 된장찌개 그리고 배추, 상추, 그리고 깻잎쌈과 짭조름한 쌈장이 너무 그리웠다. 그리고 라면과 매운 떡볶이 (특히, 엽떡과 신전 떡볶이 같은 매운맛)이 너무 그리웠다. 서울에서도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너무 늦은 밤 이미 때를 놓쳐 무언가 먹기가 애매할 때, 먹방을 자주 보고는 한다. 다양한 먹방을 보다 보면 더 배가 고파지기도 하지면 결국에는 먹방을 보는 행위에 지쳐 잠들거나 먹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많은 지역들을 여행 중이었다면 쉽게 한식당을 찾아 떡볶이라도 먹으며 나의 한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을 테지만, 이번 여행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발리의 시골 지역에서 한식을 먹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을 때마다 주문하는 것이 있었다. 내가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삼발소스가 같이 나오고는 했지만 가끔은 다양한 삼발 소스를 가지고 있는 레스토랑이라면 엑스트라로 삼발소스를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삼발 소스를 추가한다고 해서 엑스트라 차지를 매기지 않는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삼발은 한 달 동안 발리를 여행하며 먹었던 삼발 중에서도 최고였다. 삼발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 듯 하나, 아무래도 저렇게 페이스트(paste) 느낌이 아닌 약간 묽은 소스로 만드는 방법이 내 입맛에 더 잘 맞는 듯했다.


매우 더웠던 날이었다. 새로운 장소로 옮기자 점심시간이 되었고 숙소 근처의 로컬 식당에 들어가 생선 구이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거의 30분이 소요된듯하다. 해변가 바로 옆이라 바다를 바라보며 그 30분의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팔찌와 목걸이 그리고 사롱 같은 기념품을 사달라며 말을 시키는 호객 행위 때문에 마음이 어려웠다. 그렇게 음식을 기다리다 팔찌도 하나 더 사서 팔에 채우고 다른 호객 행위들을 거절하며 진이 빠질 때쯤 음식이 나왔다. 그날도 매운 음식이 너무 간절했던지라 이 삼발 소스가 나오자마자 살짝 맛을 봤다. 정말 상쾌한 맛이었다. 살롯(shallot)과 라임향 그리고 작게 썰은 칠리(chillies)와 얕은 피시 소스(fish sauce)가 밸런스 맞게 한 곳에 모여있었다. 정말 매웠지만 너무 가볍고 상쾌한 맛이라 계속 먹고 싶었다. 무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며 매운 음식을 먹으면 상쾌하면서도 더 더워지지만, 이 삼발 소스는 매운 것과 상반되는 상쾌함과 가벼움 그리고 상큼한 맛이 입맛을 자극했다.


처음 발리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오며 큰 간판 하나를 봤었다. 바비 굴링(babi gouling)이라는 음식이었는데 나중에 인터넷과 로컬 가이드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이 발리에서 점심때쯤 먹는 돼지 요리였다. 돼지 한 마리를 그대로 꼬치에 꽂아 오랜 시간 구워서 돼지의 다양한 부분을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이었다. 이다음 편에서 소개하겠지만 바비 굴링을 먹는 것은 우리의 음식 경험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색다르고 이국적인 시도였다.

바비 굴링만큼이나 내가 시도해보고 싶었던 것이 박소(Bakso)였다. 특히 미-박소(Mie Bakso)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박소는 미트볼 수프이다. 거기 앞에 미(Mie)가 붙는다면, 미트볼 수프 국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사용하는 인스턴트 누들이 아닌 우리나라 당면이나 조금 더 얇은 면이 들어간 박소가 먹고 싶었다. 식도락 여행 시리즈가 끝나면, 다시 발리의 시골과 우붓 그리고 길리의 이야기를 지속할 것이고, 그곳에서 한 번 더 언급을 하겠지만, 여러 번 시도 끝에 박소를 판매하는 식당 찾기를 실패하고 발리의 북쪽으로 향하는 중앙(northern part of centre of bali)에 위치한 아주 멋진 산골짜기 마을인 문둑(munduk)에서 운 좋게 발견하여 먹을 수 있었다. 사실, 박소는 발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발리와 인도네시아 음식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박소를 메뉴에서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 알고 보니 박소는 한국식으로 점심과 저녁 사이에 먹는 스낵이었다. 그래서인지 국수의 양도 매우 작았다.


박소는 두 가지의 버전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중국 스타일이고 다른 하나는 현지 인도네시아 스타일이다. 박소 요리법에는 일반적으로 타피오카 전분을 섞은 다진 고기가 포함되며, 미트볼에 탄력 있고 중독성 있는 질감을 주는 것은 타피오카 전분이다. 일반적으로 얇은 흰 쌀 국수와 노란 계란 국수 중에서 국수를 선택할 수 있으며(내가 발리에서 시도한 박소 음식점들은 얇은 흰 쌀국수를 사용했다.) 박소는 국수와 수프와 함께 제공되거나 옆에 수프와 함께 제공된다. 박소는 맵지 않은 인도네시아 요리이지만 항상 자신의 그릇에 추가할 수 있는 고추와 조미료가 식당에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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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박소(Mie Bakso) 음식점과 사장님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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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은 정말 스트릿 푸드의 정석인 식당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 두 그릇을 시켰다. 다행히 라면 면같은 인스턴트 누들이 아닌 약간 얇은 면이었다. 주문과 동시에 곧바로 육수를 데우고 야채와 미리 만들어진 미트볼(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두 집같이 이미 조리된 미트볼을 스팀기에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을 넣어 주었다. 떡볶이 한 접시와 같은 오후에 먹는 스낵이었기에 양이 매우 적었다. 그만큼 가격도 한화 500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을 한입 먹고 나니 다시 한번 여행의 피로보단 기쁨으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여행이 2주가 지나가며 약간은 즐거우면서도 피곤을 느끼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미트볼은 아주 담백하고 맛있었다. 국물도 진하고 맛있었다. 앞에 놓여있던 스파이시 소스를 조금 넣고 나니 매운 수프 완성이었다. 그렇게 작은 그릇을 비우고, 한 그릇을 더 시켜 남편과 나눠먹었다. 매우 따듯하면서도 야채와 미트볼 그리고 누들이 합쳐져 든든한 간식이겠구나 싶었다. 나름 오픈 키친이다 보니 조리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식당과 식기는 매우 깨끗하고 위생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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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커리와 사테 아얌(Satay Ayam)과 우랍(U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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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섬에서 먹었던 마지막 저녁

길리 섬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이미 어둠이 내리 앉은 저녁 7시 정도의 시간에 숙소에서 나와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길리에서의 시간을 앞으로 한 챕터 정도에서 더 이야기하겠지만, 너무나 고요하고 따듯한 곳이라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조금은 산책을 하며 식당을 찾고자 했다. 히지만, 산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로컬 식당 사장님에게 붙잡혔다. 웃는 얼굴로 식당 홍보를 하는데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다. 사실 며칠 전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는 것을 본 적이 었는 식당이었다. 정말 허름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식당의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비 위생적인 것은 아니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발리와 길리의 로컬 음식점들이 겉모습은 허름해도 매우 청결하고 깔끔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앉아 치킨 그린 카레와 아얌 사테 그리고 우랍을 시켰다. 아얌 사테는 한국의 닭꼬치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소스는 매우 다른데, 개인적으로 나의 입맛과는 맞지 않아 여행 내내 선호하지는 않았다. 이 식당 주인인 셰프님은 아주 열정이 넘치는 중년의 아저씨였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메뉴를 시키자 직접 요리를 해서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고 고향인 롬복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좋은 친구였던 한국인 다이버 친구도 한국으로 돌아갔다며 그때 남기고 간 고양이와 함께 롬복에서 2년을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다시 섬을 찾기 시작하자 음식점을 다시 오픈하기 위해 2년 만에 길리섬을 찾았을 땐 이미 식당은 무너져 있었기에, 지난 며칠간 직접 식당을 고쳐가며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그날이 이 식당이 약 3년 만에 다시 열었던 첫날이었다.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무래도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투어리즘에 경제의 대부분을 기대하는 발리와 - 길리섬과 같은 곳의 주민들은 너무나 큰 타격과 함께 마음의 상처를 받은 듯이 보여 마음이 아팠다.

음식은 정말 가득 찬 맛이었다. 그의 열정과 요리 실력 그리고 그의 삶의 이야기까지 어우러져 따듯하고도 진한 맛이 느껴졌다. 그렇게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고 그의 앞날과 식당 사업을 축복하며 길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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