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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나팍 Aug 30. 2021

대기업을 퇴사하고 싶은 이유

인생의 비극이란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 벤자민 메이스


현재를 벗어나고 싶은 갈망과 벗어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공존한 채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었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복잡한 비교 요소들이 실타래처럼 뒤엉켰고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가장 큰 요인은 ‘가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길’에 대해서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미 이룬 현재의 삶과 이직 후 미래의 불확실한 삶을 비교 잣대에 올리는 것부터 난센스일 수도 있다. 미래의 삶은 내가 가질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출발선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현재의 모든 것을 잃고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다.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서 오는 불안감을 떨쳐내고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계속해서 이겨나가야 하는 일이었다. 반면, 현재에 안주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편하고 안전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변화하고 싶었다. 현재의 수동적인 삶을 바꾸고 싶었다. 모든 질문을 뒤로하고 단 한 가지 질문에 맞닥뜨리니 나의 결심은 좀 더 분명해졌다.


30년 후에 오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내 대답은 No였다.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는 삶, 적당히 현실과의 타협을 선택한다면 30년 후에 돌아봤을 때 후회할 것이 분명했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길을 두고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은퇴를 맞이한다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어떤 시도도 도전도 해보지 않았음을 평생 후회할 것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자 나는 이직을 위해 한 걸음 내딛기로 마음먹었다. 내 행복과 꿈을 찾아 여정을 떠나기로 다짐했다. 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미약할지언정, 앞날이 안개로 자욱해 길이 보이지 않을지언정,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고된 과정의 연속일지언정 나는 그 길에 부딪혀 보고 싶었다. 지금의 도전이 비록 실패로 이어질지라도, 도전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 선택임에 확신이 들었다.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어떤 일을 추구해야 하는가? 이직을 위해 어떤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가? 질문의 답을 위해 내가 퇴사하고 싶은 이유부터 살펴봤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싶은 4가지 이유


1. 일이 적성에 맞지 않다.

‘회사원이 적성 타령이라니?? 배부른 소리 하냐?? 월급 주면 시키는 일 해야지~’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월급일을 바라보며 꾸역꾸역 산다는 것은 내게 가장 큰 고역이었다. 아니, 고문이었다. 누군가는 ‘적성’과 무관하게 회사를 잘 다닌다. 어딜 가나 마찬가지라며 중요도를 낮게 두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직업’과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다르다. 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적성’이었다. 단지 그 사실을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깨달았을 뿐이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면, 억만금을 준다 해도 힘든 게 나란 사람이었다.


2. 일이 재미없다

'회사는 원래 재미없는 곳이야!!'라고 반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이내믹한 삶의 가치관을 지닌 내게 일의 재미란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며 재미를 느꼈던 일을 모두 기록해 보았다. ‘방송, 사보기자, 촬영, 사회, 행사 기획·운영, 워크숍 기획·운영, 체육대회 운영, 음악회·소모임·가족행사 관련 업무 등’ 기재하고 보니 홍보, 기획 그리고 온갖 이벤트와 관련된 일이었다. 내게도 분명 재미있는 일이 존재했다. 회의 자료를 만드는 것은 지루했지만, 장소를 섭외하고, 300명 규모의 행사 및 워크숍을 준비하고, 참가자를 관리하고, 배치도를 그리고,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등 관련 일은 모두 신나고 재밌었다. 본업과 병행하며 해야 하는 임무라 업무 강도는 높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일이었다. 게다가 성과도 좋았다. 평상시 회의 땐 조용했지만 행사 기획 때는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여사원 워크숍을 도맡아 기획, 운영뿐 아니라 레크리에이션까지 직접 진행하며 모두의 만족을 도출하기도 했다. 상무님을 알아가는 즉석 퀴즈쇼도 반응이 좋았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분명 있는데, 내 본업은 왜 재미없는 것일까??


3. 보람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보람을 느낄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거나, 교육을 하거나, 어떤 상황을 개선하는 등 개인의 발전이나 국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련의 일들이 ‘회사’의 발전과 이익에는 보탬이 되었지만 가치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힘들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공익, 서비스, 교육’ 등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내가 보람을 느껴야지만 움직인다는 사실은 더욱 몰랐다.

 

4.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재미가 없고 보람을 느낄 수 없으니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주도적으로 일에 매진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타입인데 현재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에너지가 넘치는데, 그 에너지가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중이었다.    

퇴사하고 싶은 이유를 정리하니 내가 원하는 일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진정으로 내가 찾는 ‘업’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즐겁고 재미있는 일


내가 추구하는 ‘직업’이란,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는 일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하는 것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을 정의 내리니 이직의 목표 설정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찾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일만 남았다. 망망대해와 같은 이직의 바다에서 목표가 없으면 끝없이 표류하게 될 것이다. 내가 찾고자 하는 ‘업’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은 어디로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개인의 ‘행복’이 있어야 한다. 일에서 기쁨을 찾고 만족하는 것은 결국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우리는 ‘일’과 떼어놓고 살 수가 없다. 금전적인 이유, 자아실현의 이유 등 많은 이유로 하루 중 대부분을 ‘일’을 하면서 보낸다. 좋거나 싫거나 ‘일’이 차지하는 하루의 비중이 매우 높다. 나아가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에서 ‘행복’을 찾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내게 맞는 나만의 일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그것을 찾아 항해를 나서기로 결심하는 일도 내 이고 책임도 내가 진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이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다가올 미래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격이 충분하다. 실패할 자격도, 그것에서 벗어날 자격도, 더 큰 성공과 행복을 얻을 자격도 있다. - 타이탄의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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