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7. 30. 화요일
날씨 : 오후까지 꽤나 흐림. 해 질 녘이 되니 점차 맑아짐.
일어나서 잠시 늦장을 부리다 간단히 채비를 하고 교토대로 향했다. 원래 교토대는 여행 마지막 주에 가려 했는데, 교토대가 생각보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너무 궁금하기도 해서 오늘 가기로 하였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흐려 눈이 부시거나 크게 무덥지 않았다. 날이 맑으면 하늘이 아름다워서 좋고 날이 흐리면 더위가 잦아들어서 좋다. 여행지에서는 뭐든지 긍정적으로 보이는 법이다.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를 가니 교토대가 보였다. 정류장은 대학의 서쪽 입구에 있었지만, 이왕이면 교토대의 트레이드마크인 시계탑 건물과 녹나무가 있는 정문부터 구경하고 싶어 정문 쪽으로 이동하였다. 나는 교토대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이 많지 않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지 아예 정문 쪽에 인포메이션 부스와 캠퍼스 투어 가이드 안내판이 있었다. 일본에서 도쿄대, 오사카대 등과 함께 최고의 명문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대학이니 구경하고 싶은 사람도 꽤나 많은 듯하다. 건축학과 대학원생으로서 교토대를 방문하게 되면 꼭 교토대 건축학과를 구경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미리 정문 인포메이션 부스에서 건축학과 건물을 물어본 뒤 위치를 표시해 두었다. 교토대 캠퍼스맵에는 우리 대학교처럼 건물 이름이 건축관, 경영관, 법학관, 공학관 등으로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연구동 No.1”, “연구동 No.2” 등으로 적혀 있어 건물을 찾기가 힘든 편이었다. 캠퍼스의 규모는 엄청 큰 편은 아니었고, 건물들이 마치 주택가처럼 테트리스 형태로 배열된 형태라 탁 트인 공간은 많이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한국 대학교 캠퍼스처럼 한 블럭에 다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큰길을 기준으로 정문과 시계탑이 있는 중앙 캠퍼스와 남쪽의 요시다 사우스 캠퍼스, 그리고 북쪽의 노스 캠퍼스 이렇게 3개의 블럭으로 나뉘어 있었다.
적당히 중앙 캠퍼스를 돌아본 뒤, 건축학과가 있는 63번 건물로 들어섰다. 건물 입구는 보안 키로 잠겨 있었는데, 마침 건물로 들어가는 학생에게 나를 한국 건축학과 대학생이라 소개하고 내부를 구경해도 되는지 물었더니 흔쾌히 동행해 주었다. 그 학생은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아서 간단한 영어로 대화하며 건물 내부를 둘러보았다. 설계실 내부도 간단히 둘러보았는데, 그 학생 말로는 2주 전에 마감을 해서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였다. 종강 시즌은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나 보다. 설계실 내부의 환경은 우리 설계실과 비슷했으나, 파티션을 통해 스튜디오를 분할하여 8~10명 정도가 한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우리와 달리 20명 넘는 인원이 크게 한 설계실을 사용하는 형태였다. 사진 촬영도 가능한지 묻자, 그 학생은 본인 작품이 아닌 것들이라 잘 모르겠다고 하여 그냥 설계실 입구만 한 장 찍고 나왔다. 내부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외부인, 그것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둘러보게 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점심 식사는 교토대 내부에 있는 식당에서 했다. 정문 쪽에 있는 저렴한 양식 레스토랑이었는데 학생들만 이용하는 학식 느낌은 아니고 학생들과 외부인이 모두 이용하는 식당 느낌이었다. 꽤나 맛있었다. 만약 다음 주에 교토대에 다시 오게 된다면 학생 식당도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
무더위가 심해지기 직전 재빨리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을 사들고 와 숙소에서 몸을 식히며 유튜브를 보다 보니 잠깐 잠이 들었다. 짧은 낮잠에서 깨니 오후 4시 반이었다. 오늘은 교토를 잠시 떠나기 전 마지막 날이니 만큼 어제처럼 카모강과 그 일대를 산책하기로 하였다. 늘 그렇듯 산조 거리까지 가서 산조 스타벅스에 들러 저녁 시간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식사를 하러 나왔다. 아까 간식을 먹었던 덕분인지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아 저녁 식사는 근처 이자카야에서 하기로 하였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작년 교토 여행 때 갔었던 이자카야를 가 보고 싶어 져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끌시끌하던 작년과는 달리 오늘은 손님이 많이 없었다. 사장님은 당연히 나를 기억하지 못하셨지만, 작년 교토 여행 때 방문했었다고 말씀드리니 활짝 웃으며 좋아하셨다. 사케와 안주 맛은 여전히 뛰어났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다시 카모강으로 이동했다. 카모강의 야경을 즐기며 강변을 따라 숙소를 향해 걸었다. 해 질 녘부터 하늘이 다시 맑아져서 밤에는 간간히 별들이 보일 정도였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내일은 다시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오사카로 떠난다.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처음 써보는 오사카 주유패스와 간사이 패스의 사용 방법을 미리 알아 두어야겠다.
한달살이 Chapter 3. 교토 끝
남은 경비
현금 53,202 엔
카드 23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