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한 청년

by 글굽는 계란빵

샘솔은 은도가 경찰서로 돌아가자 책방 청소를 시작했다. 마음이 심란할 땐 몸을 움직이는 것이 최고였다.


그 동안 미뤄왔던 창고의 책을 모두 꺼내 버리고, 화단도 깨끗하게 정리했다.


은도가 봤으면 자기가 한다고 나섰을테지만, 그를 보냈으니 더는 그럴일은 없었다.


먼지 쌓인 책들 위로 반짝이는 먼지들이 둥둥 떠다녔다.


우리 나라 풍수지리는 참 신기해서, 남향인 책방은 여름엔 해가 짧게 들어왔고 겨울엔 해가 길게 들어와 따뜻했다.


샘솔은 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았다.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 청소기를 들어 이곳 저곳 쑤시고 돌아다녔다.


그녀의 등엔 어느새 땀이 맺혔다. 땀의 결실로 책방은 어느새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케케 묵은 그녀의 감정도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 사라지면 좋으련만, 쉽게 되는 일은 아니었다.


경찰서로 돌아간 은도는 동네 순찰에 나섰다. 경찰서 앞에 세워둔 자전거에 가볍게 올랐다. 평소 은도는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시절 샘솔을 태우고 동네를 누볐던 기억이 떠올랐다.


은도는 잠깐이지만 샘솔의 눈빛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야 비로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것 같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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