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솔은 책방 청소를 마치고 숨을 돌렸다. 깨끗하게 정리된 가게를 보자 나도 모르게 흐뭇해졌다. 입꼬리를 치켜 올리고 작은 카페 주방에 들어가 아이스 라떼 한 잔을 시원하게 마셨다.
백수 때 심심풀이로 따 놓은 바리스타 자격증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이젠 남이 된 X남친도 그의 커피를 좋아했다.
그리고 그녀가 잘 하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베이킹이었다. 사실 이 공간은 책이 아닌 베이커리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기 죽기보다 싫은 단이는 절대 빵집은 못하겠다 싶었다. 오후에 갓 구운 빵을 팔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은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에게 맛보기로 식빵을 잘라 디저트로 내주곤 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샘솔은 어깨가 으쓱했다.
유일하게 이 빵을 먹어보지 않은 녀석이 바로 은도였다. 샘솔은 그래도 미안한지 은도에게 전화를 걸었다. 순차를 돌다 땀에 흠뻑젖은 은도가 책빵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기 전부터 고소한 식빵 냄새 때문에 군침이 돌았다. 누구보다 빵에 진심인 은도는 홀린듯이 책방 안으로 들어왔다.
책방에 책이 아닌 빵 냄새가 가득한 것이 은은하게 어울렸다.
"뭐야? 빵 구운거야?"
"응. 와서 먹어."
그녀는 앞치마를 푸르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내려 은도 앞에 올려두었다. 땀에 젖은 모자를 벗고 작고 낮은 의자에 앉아 커피 한 모금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그리고 나서 코 끝으로 가져간 식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와. 미쳤다."
누가 봐도 너무 맛있어서 죽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진실의 미간은 숨길 수가 없었다. 샘솔은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은도의 행복한 모습을 보자 조금씩 흐려졌던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