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식빵을 허겁지겁 먹어치운 은도는 금세 바닥이 보일락 말락 아이스커피 한 잔을 뚝딱 입에 털어 넣었다.
점심도 못 먹었는지 간식 치고는 너무 잘 먹어 샘솔도 보기가 좋았다.
"그렇게 맛있어?"
"당연하지. 네가 만든 거잖아."
은도는 엄지손가락을 하늘에 닿을 정도로 치켜 올려주었다.
그 남자는 한 번도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떠나간 남자의 잔상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었다.
사랑은 더 좋아하는 쪽이 늘 패자였다.
그녀는 늘 그의 말을 믿었고 들어주었고 토 한 번 달지 않았다.
왜 늘 나만 혼자 두냐고 애써 따지지도 않았다.
받지 않는 전화에 화내지도 않고, 온 가족이 함께한 여행사진에 질투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가 다시 샘솔의 집에 돌아와 줄 거라 굳게 믿었기 때문일까.
샘솔은 쓰리샷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다.
입 안이 쓴 가루약을 먹은 것처럼 쓰디썼다.
"아까 그 남자 말이야. 정말 헤어진 거야?"
그때, 은도가 샘솔을 향해 뒤를 돌아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샘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말도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다시 커피를 입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