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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Nov 05. 2023

글쓰기는 내 놀이터

작년 봄부터 시작된 글쓰기. 그냥 끄적이던 수준의 글쓰기는 그맘때쯤 진심이 된 것 같다. 브런치를 알게 된 건 글을 쓰기 몇 개월 지나서였다. 여기다 글을 쓰면 작가가 된다는데. 호기심과 열망에 가득 차 무턱대고 신청한 것이 3번이나 떨어지는 쓴 맛을 보았다. 어떤 분들은 70번이 넘게 떨어졌다고 하는데, 70번 넘게 도전한 것도 대단하다 싶다. (나는 그 정도로 떨어졌다면, 카카오에 가서 항의했을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는 나에게 놀이터, 대나무숲이 되어주었다. 힘들고 지칠 때 다시 일어나게 해 준 원동력. 글을 쓰면서 좋은 생각을 하면 힘들었던 시간들도 어느새 날아가버리곤 한다. 그야말로 글에서 제대로 놀고 있다. 좋아하던 웹소설은 내 소설을 쓰면서부터 잘 읽지 않게 됐다. 내 소설 속 주인공에게 더 끌리는 건 아마도 내가 창작한 캐릭터여서 그랬을까? 


언젠가 알쓸인잡에서 정서경 작가가 출연한 적이 있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너무 팬이 되어버렸는데, 그 당시 작은아씨들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녀는 시종일관 자신의 캐릭터를 사랑한다고 표현했다. 글을 쓸 때마다 그 캐릭터에 빠져드는 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가보다.


글을 쓰기 전엔 설레는 대상을 찾아 헤맸었다. 웹툰, 웹소설, 드라마 주인공. 나를 설레게 할 누군가를 찾아 캐시, 쿠키에 아낌없이 돈을 썼다. 대상을 찾아 정신없이 빠져들다가도 다 읽고 나면 환상에서 빠져나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난 그 경험이 참 싫었다. 며칠간은 잠 못 들면서 읽다가 후루룩 현생을 살게 되는 일들. 그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싫었다. 


글을 쓰고 나서부터 나의 캐릭터에 빠진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만들 수 있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대사와 상황에 캐릭터를 밀어 넣는 것이 짜릿하다. 이런 맛에 글을 쓰나 싶을 정도다. 물론 소제가 고갈되면 그것조차 쉽지 않겠지만.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가 엄마가 부르면 속상하듯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캐릭터를 보내야 할 때가 오겠지만 또 다른 상황과 주인공을 만들어 내면 되기에 그리 슬프지 않다. 이젠 내가 원하는 상황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 


내 놀이터에서 즐거운 공상을 하며, 나는 오늘도 소설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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