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는 이름의 백신
오늘 도서관에서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라는 제목의
시집을 발견했다
그렇게 괴롭고도
그렇게 당하고도
그렇게 다시는 안한다고 다짐을 하고도
어느날 아침 문득 피어있는 꽃처럼
어느새 또 누군가를 향해 핀 마음을 바라보며
이번엔 다르다, 고 말하려다가
대체 그 말이 몇 번째인가를 생각하다가
이 말이라도 없었으면 어떻게 다시 또
그 사랑이란 미친짓을
감히 감당하려 뛰어들었을까 싶어서
그래서 그 말이 참 고맙다가도
매번 그 말에 속는 것 같아 밉다가도
어쨌거나 이번엔, 다르다
또 한번 되뇌이고
이 주문이 부디 오래가기를
가능하다면 깨지 않기를
이렇게 어리석게
또 다시 사랑을 주억거리는걸 보니
철없이 잠을 설치는 걸 보니
괴로움에 설레는 걸 보니
봄이 오기는 온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