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nah Jun 19. 2017

술 먹고 한 얘기 2

다시 연애를 해보기로 했다던 그녀와

"근데 어제 그 사람이 그러는거야.

만약에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헤어질 수도 있겠지. 하고."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은 한창 좋아야 될 땐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너네가 스무살도 아니잖아,

그리고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얘긴데."


"그래서 아무튼 나는 또 정신이 번쩍 드는거야.

이번엔 다르다 했다가 뒤통수 맞는게 한두번이야?

그래 이 사람하고도 언제든 헤어질 수 있어.

어차피 우린 남이야. 난 혼자야.

이 사람은 내가 아냐."


"그렇지."


"근데 그러고나니까 이걸, 이 힘든걸 또 왜 해야해-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기왕하기로 한거면,

영원할거라는 최면이라도 걸고 해야하는거 아냐?

언젠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랑에 몰두하는게 동시에 가능하긴 하니?

아니, 혹시 이렇게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몸을 사린게

그 동안 연애를 망하게 한건 아닌가?"


"너 제대로 몸 사린적 없는 것 같으니 걱정마.

그리고 어차피 죽는다는 걸 알면서 사는건데,

헤어질 걸 알면서 사랑하는게 뭐가 어때서?"


"넌 항상 죽는 걸 생각해? 난 아닌데.

차라리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하는 거라면 생각해보지."


"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연애에 최적화 된 사람이야.

뭐랄까, 연애를 위해 태어난 것 같아.

이 세상에서 연애란게 금지되더라고

마지막까지 저항군이 되어서

몰래 할 것같은 사람이라구."


"무슨 소리야?"


"그니까 그냥,

술이나 마셔. 짠-"


작가의 이전글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