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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양 Apr 28. 2023

전업주부를 그만둡니다.

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결혼 후 10년 동안 전업주부 생활을 해왔던 나지만 최 공부를 시작했다. 주부에서 학생이 된 나는 지금 열심히 학원을 다니는 중이다. 결혼 전 사무직으로 일했지만 경력단절이 되다 보니 취업자리가 마땅히 없어서 고민하던 중 혼자 사는 친정엄마를 찾아오는 요양보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혼자 사는 엄마는 경로당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온다. 실버케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도 솔깃한 정보들을 가져다주는데 요즘 한집건너 한집에 적혀있는 주간보호센터나 재가센터 등을 봤을 때 비전이 있어 보였다. 시어머니도 이미 작년에 자격증을 취득하셨기 때문에 공부 과정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었고, 엄마의 노후를 생각해 따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요양보호사를 하면 가족요양을 할 수 있는데 배우자나 양가 부모님 등을 돌볼 수 있고 이게 시급으로도 쳐주기 때문에 교통비정도는 벌 수 있다는 혜택이 있다. 가족요양을 하지 않더라도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방문요양을 저렴하게 신청할 수 있는 혜택이 있어 요즘 나이가 드신 분들은 가족을 위해 많이들 따놓으신다고 한다. 요양병원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어르신들은 요양병원 가기를 꺼려하신다.

우리 엄마도 예외는 아니다. 막상 아빠는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지만 엄마는 요양병원이 어떤 곳인지 알기 때문에 더욱 가고 싶어 하지 않으신다. 참으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 또한 요양병원에 대한 불신 아닌 불신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모시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국비지원이 가능해 반값에 수강이 가능했고 6주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자격증이기 때문에 6주만 바짝 공부해 보자라며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역시 신식인 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따는 거니까 학원비는 내가 내줄게"라며 나의 공부를 응원해 줬다. 하루종일 고양이와 보내던 꿀 같던 시간을 뒤로하고 나는 아침 6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고양이를 케어하고 학원으로 향한다. 하루 8시간이라는 지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노인케어에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들을 접할 수 있어 꽤 보람찬 시간이다.


자식이 없는 우리 같은 부부는 노후 걱정이 더 될 수밖에 없다. 돈이 많아야 들어갈 수 있는 실버타운을 제외하면 결국 마지막은 요양병원이겠지만 최대한 아프지 않아야 한다. 엄마를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공부를 시작한 나는 이제 전업주부가 아닌 학생신분으로 15년 만에 다시 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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