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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양 Dec 02. 2023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전혀 괜찮지가 않습니다.


일찌감치 나는 나의 길이 남들과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27이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던 나는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우습지만 나름대로 일찍 진급을 하고 연애도 순조로웠다. 그런 시기에 결혼을 결정했지만 그때부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 시작했다. 


4년의 연애, 결혼 다음은 임신과 출산, 그다음은 열심히 돈을 벌어서 집을 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 나의 인생 목표였지만 결혼 후 임신이란 숙제는 긴 시간 해결하지 못했다.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해 봤으나 결국 나는 안 되는구나를 깨닫고 포기를 했지만, 그다음 방향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나보다 늦게 결혼한 친구들은 이미 학부모가 되었고, 늦게 결혼한 남편의 친구들은 속도위반으로 출산과 함께 그 어려운 임신까지 해냈다. 나는 뒤처져있었고 여전히 27살에 멈춰서 있었다.


대출을 받고 작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도 했지만 그다음 우리는 뭘 해야 할까 하는 빠른 은퇴 고민을 해야 했다. 둘이 살기엔 굳이 큰 아파트도 필요가 없었고, 남들과 교류가 크지 않고 비교의 대상도 없기 때문에 집은 무의미했다. 지금도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남은 많은 날들을 우리는 어떤 행복으로 채워가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를 달고 살아가고 있다.


은퇴를 생각하기에는 젊은 나이지만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이라면 일찌감치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나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남편과 나는 많은 대화를 이어갔다. 한적한 시골에서 전원주택을 지어 살고 싶은 나와 달리 큰 도시에 살고 싶어 하는 남편의 욕망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전원주택의 삶은 더 나이 들어서 해도 충분히 가능하잖아. 굳이 이렇게 이른 나이에 시골에 처박혀 살 필요는 없어"라고 말하는 남편과 "더 나이가 들면 오히려 병원이 가까운 대도시에 살아야지. 오히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그런 삶도 살아보고 싶어"라는 나였다.

 

목표는 행복함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방법론적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우리가 하나가 되어 어떤 것을 잘할 수 있을까? 앞으로 내 나이가 마흔이 되기 전에는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남편은 '긴 시간을 놀았으니 이제는 열심히 할 때'라며 나를 부추기지만 너무 오랫동안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온 나는 두렵고 무섭기만 하다.


내 또래 친구들은 아이들을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워킹맘도 많지만 결국 돈을 버는 목적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기에 나는 어쩌면 행복에 겨운 고민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릴 때는 부모님 마음에 드는 착한 딸이 되고 싶었고, 결혼하고는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나는 목표가 사라진 지금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아야만 한다. 대학교 과를 정할 때도 나의 적성보다는 시험점수에 맞춰 들어갔는데 이제 와서 꿈이 뭐냐니.. 이런 난해하고도 어려운 질문이 있을까..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 평범한 삶과는 달랐기에 내 인생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인생이 틀린 게 아니라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금은 특별한 내 인생을 찾아 떠나야 할 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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