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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sliE Oct 04. 2024

방금 열렸다! 내 스타가 살았었던 집의 창문이

Verse 1 #3 방금 창문이 열렸다! 내 스타가 살았었던 집의 창문이

장국영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또 그 팬이 홍콩에 들린다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몽콕의 한적한 프라이빗한 주택가에 위치한 그가 마지막까지 살았었던 집.

여느 팬처럼 그의 집이 보이는 주택가 골목 끝에 서서 하염없이 그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집의 창문이 활짝 열린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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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호불호가 꽤나 명확한 아이였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어떤 것을 지금 원하는지 등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이다. 어느 정도 타고난 면도 있겠지만, 나도 나를 찾기 위해서 꽤나 고군분투를 했으니 완전히 타고났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나를 찾기 위해서 내가 가장 많이 했던 것은 스스로와의 대화였다는 걸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와 대화를 하다보면, 생각이 파고들어 제삼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행동들이 일상이 되어 요즘 자주 하고 있는 생각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참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다"라는 생각이다. 하루하루 살기 힘든 각박한 세상 속,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참 낭만 있지 않은가.


나의 낭만을 찾기 위해 떠난 몽콕 카두리 애비뉴 32A


이곳을 가는 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홍콩의 지하철인 MTR을 타고 몽콕에서 내리는 법과 홍콩의 2층 버스를 타고 가는 것. 이 날 내가 선택한 것은 홍콩의 2층 버스였다.


장국영 님의 집은 몽콕, 그중에서도 상당한 언덕에 위치하여 있었는데, 그래서 그럴까 굉장히 한적한 느낌이었다. 한눈에 봐도 좋아 보이는 집, 아파트들이 즐비해 있었고, 그 입구에는 세큐리티가 항시 대기 중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도착한 Private Road. 이 표지판이 있다면, (과거의) 그의 집에 다 도착했다는 뜻이다.


비슷한 집들이 모여있는 형태로 길게 뻗은 골목이었다. 가장 먼저 조용히 비슷한 집들이 모여있는 짧은 골목을 쭉 걸어보았다. 그리고 Private Road 표지판이 있었던 골목의 끝에서 그가 마지막까지 살았었던 집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가운데 보이는 창문이 열린 집. 저 집이 바로 장국영님이 마지막까지 살았었던, 내 심장을 뛰게했던 집이다.

그가 살았던 집의 창문이 열렸다. 

 

 그 당시 나는 혼자 "그는 저 집에서 어떤 추억들을 쌓았을까? 저 창문을 열면서 집안의 환기를 시키고, 아침마다 상쾌한 공기를 마셨겠지?"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중이었다. 열리는 창문을 바라본 다음, 정신을 차려보니 내 심장은 꽤나 빠르게 뛰고 있었고, 숨은 가빠져오고 있었다.


 나는 알고 있다. 저 집은 더 이상 내가 좋아하는 그. 장국영의 집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로운 모습의 형태로 꾸며져 있을 집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도 길을 쉽게 없었던 이유는 하나. 그가 그곳에서 살았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올해로 그가 떠난 지도 21년이 지났다. 갓난아이었던 난 어느새 20대 초반이 되었고, 어느덧 그가 살았던 삶의 딱 절반을 살았다. 이제 홍콩에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다. 지난 편에서 말했던, 반쪽짜리 스타의 거리? 아니면 80~90년대 홍콩굿즈가 남아있는 홍콩의 굿즈샵에서야 간신히.. 그를 찾을 수 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세월의 이치라면 받아들여야겠지. 언제까지나 나의 마음속에서는 살아있을 그일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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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또 그 팬이 홍콩에 들린다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몽콕의 한적한 프라이빗한 주택가에 위치한 그가 마지막까지 살았었던 집.

그의 집이 보이는 골목 끝에서 하염없이 그 집을 바라보며,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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